되레 고소득층보다 중산층 부담↑

연말정산 결과 중산층의 상당수가 세금 폭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액공제로의 세제 개편이 ‘역진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이번 연말정산 때부터 기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고소득층의 세 부담이 늘고 저소득층은 줄게 된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정부 설명과 달리 고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의 세 부담이 증가해 역진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소득공제는 총 소득의 일정액을 공제한 후 세금을 매겼다. 총 급여에서 각종 소득공제 항목을 제외한 과세표준에 따라 각기 다른 세율이 적용됐다.

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면 6%, 1200만~4600만원 15%, 4600만~8800만원 24%, 8800만~1억5000만원 35%, 1억5000만원 초과 38% 식이다.

소득이 많아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층은 소득이 공제돼 같은 비용을 지출하고도 더 많은 금액을 환급받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세액공제는 총 소득에서 세금을 매긴 후 일정액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보험료, 연금저축 등은 12%, 교육비, 의료비 등은 15% 세액이 공제된다.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세액공제율이 같아져 세금 절감 효과도 모든 계층에게 같다. 따라서 이전보다 고소득층이 돌려받는 금액이 줄게 되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 유리하게 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중산층 대부분의 세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많이 증가한 사례나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은 다양한 사례를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연봉 5000만~7000만원 사이 중산층에서 가장 세 부담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홍 학회장에 따르면 3자녀를 둔 5인 가구가 자녀당 교육비 300만원을 썼을 경우 연봉 5000만원에서는 세금이 이전보다 48% 늘어났다. 반면 1억원 이상은 21%, 3억원 이상 13%, 5억원 이상 9% 등 고소득으로 갈수록 세금 부담률이 낮아졌다.

같은 조건에서 세액공제를 받았지만 소득 대비 세금 부담률이 증가한 것은 오히려 중산층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세액공제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세 부담이 적어지는 역진성을 보인다는 게 홍 학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의료비, 교육비 지출이 많을수록 세금을 더 내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득 5500만원 가정에서 교육비 300만원을 썼을 경우 소득공제 시 72만원(300만원×24%)을 공제받았지만 세액공제 시 45만원(300만원×15%)에 그쳐 27만원 세금을 더 내게 됐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