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정부가 26일 내놓은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일명 안심전환대출)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응 방향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낮추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변동금리·거치식 대출행태를 소액이라도 원금을 갚는 분할상환 구조로 바꿔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대응방향은 106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다소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부양과 가계부채 사이에서 정부정책이 흔들리고 있다”며 모다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바뀌지 않는 정부의 가계부채 인식=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가계부채 총량은 106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554조6000억원으로 55.3%를 차지하고 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448조3000억원으로 44.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2013년 기준으로 160.7%로 미국(115.1%)이나 OECD평균(135.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46% 수준으로 안정적이고, 변동금리ㆍ거치식 중심의 대출구조는 정부의 구조개선 노력으로 질적으로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다 금리 인하에 따른 리파이낸싱으로 가계의 이자부담도 크게 줄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함께 신규 대출의 상당부분이 주택구입 등 생산적인 곳에 사용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가계부채가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변동금리ㆍ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여전히 높아 향후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고, 저소득층 부채 부담이 크고 가계대출이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등 가계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그동안 추진해온 기존 대출위주의 구조개선을 적극 추진하는 등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보완방안을 마련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같은 인식과 처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너무 안이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선 고정금리 대출계획과 관련 “자칫 가계부채의 총량을 늘릴 수 있다” “장기·고정금리대출로 전환하더라도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자부담 완화에 초점을 둔 ‘안심전환대출’=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은행권의 전환담보대출 중 변동금리대출 또는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을 고정금리이면서 원금을 상환하는 대출로 바꾸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리는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되는 기본형과 5년마다 보금자리론 금리에서 0.1%포인트를 빼는 금리조정형으로 나뉜다.
대출자는 기존 대출은행에서 안신점환대출을 신규로 대출 받아 기존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신청순서에 따라 내년까지 20조원 한도를 소진할 때까지 한정된다. 주택금융공사는 신규대출을 인수해 MBS로 유동화하면 해당 은행이 1년간 보유한 후 시장에 매각할 수 있다.
다만, 6개월간 연체기록이 있거나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지만 원금을 일부 상환 중인 경우엔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안심전환대출 대상도 주택법상 주택으로 아파트, 연립, 다세대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으로 한정했다.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등을 소유한 경우엔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애기다.
정부는 20조원이 모두 전환될 경우 고정금리대출 비중과 비거치식분할 상환대출 비중이 각각 최대 5.4%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만 전환되기 때문에 대출전환 과정에서 가계대출이 증가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함께 향후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급격한 이자비용 증가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안심전환대출의 문제는 전환 다음 달부터 바로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능력이 돼야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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