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유럽연합(EU)과 영국 정부의 정세 오판 때문에 우크라이나 위기가 커졌다는 주장이 영국 의회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상원 EU 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위기분석 보고서에서 EU 집행위원회가 동유럽 접근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러시아의 반감을 크게 오판함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아 능동적이고 가시적인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가시 돋친 목소리를 높였다.

외무부의 계속된 예산 삭감으로 정부 내 러시아 문제에 정통한 전문 인력들이 떠나 정세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EU 조직 내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에 권위 있는 정세 판단에 기초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EU 집행부가 러시아의 민주주의가 계속 성숙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제에 장기간 안주한 것도 위기 심화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EU가 2013년 우크라이나와 협력협정 체결에 나설 때 이를 둘러싼 러시아의 강력한 적대감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영국 상원 EU 위원회 크리스토퍼 투겐다트 위원장은 “EU와 영국의 분석능력 저하에 따른 총체적인 오판이 유럽을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으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무부는 보고서의 이런 비판에 대해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수준이었다”라며 “위기사태의 책임은 EU와 우크라이나의 협력협정 논의가 아닌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분리주의 반군 세력에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