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뛰는 전셋값을 잡기 위한 8ㆍ28 전월세 대책이 나왔지만 이런저런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논란의 가장 큰 쟁점은 8ㆍ28 대책의 실효성 여부다. 이번 대책이 전세난 해소는 물론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물꼬를 틀 것이란 평가가 있지만 일각에선 가을 전세난 해소에도 역부족이란 의견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올해 전셋값이 급등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저리 대출에 취득세 영구 인하까지 더해진 만큼 실수요자는 매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저리 대출 지원 대상자가 부부합산 소득 연 7000만원 이하, 최대 지원 한도 2억원으로 제한돼 거래는 소형아파트에만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구소장은 “정책의 불확실성이 많이 가신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규제 완화의 큰 흐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면서 “가을 이후부턴 임대시장이 예상과 달리 조기에 안정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무주택자들이 거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는 어렵고 집값은 보합에 머물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임박한 데다 동남아 경제 위기 등 대외 변수가 불안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 대출 규제를 은행 자율로 맡기는 방안이 빠져 있어 주택 매매전환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취득세 영구 인하를 놓고 역차별 논란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정부는 이번에 취득세 영구 인하 세율을 6억원 이하 1%, 6억∼9억원 이하 2%, 9억원 초과 3%로 확정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이 역차별을 받을 소지가 커진 셈이다. 박 대표는 “중산층 수요가 많은 6억∼9억원대 주택은 취득세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며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9억원 이하 1%, 9억원 초과 2% 선으로 조정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책에서 수익ㆍ손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이 수도권ㆍ지방 주택가격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두 상품 모두 최대 대출한도가 2억원이어서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수요자는 추가 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국민주택기금이 대출자의 손실을 대신 떠안아주면서 기금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토부는 산술적으로 집값이 연 1.8% 이상 올라가면 기금이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가계부채가 막대한 상황에서 또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게 한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하지만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계층은 가계부채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저소득층과 다소 거리가 있어 가계부채가 증가하더라도 질적으로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