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영란법’(부정청탁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안) 법개정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달 ‘김영란법’을 통과시키면서 따로 떼어내 2월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해충돌방지 영역’의 법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무위는 오는 23∼24일 이틀간 법안심사소위를 열기로 했으며, 이 기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해충돌방지 영역을 추가한 김영란법 개정안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국회에 제출된 김영란법은 당초 부정청탁 금지, 금품 등 수수 금지, 공직자이해충돌 방지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이중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영역의 논의가 유난히 더딘 탓에 정무위는 지난달 김영란법을 통과시키면서 이 영역은 ‘분리 입법’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무위 관계자에 따르면 2월 국회 처리는 어려워 보인다. 따져보고 수정할 게 많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영역은 공직자가 자신 또는 가족,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입법취지이지만, 현실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해충돌 방지 영역은 ‘적극적 행위’가 있어야만 하는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와는 달리 본인이 특정한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단순히 공직자와 친인척 관계로 연결된 것만으로 이 법의 규율을 받게 된다는 게 문제다. 특히 국무총리, 언론사 편집국장 등 포괄적 직무관련자의 가족은 이론상 직업을 가질 수 없는 모순도 생긴다.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는 점 등 위헌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 언론인, 사립학교까지 확대된 법 적용대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해충돌방지 영역이 도입되면 민법상 사촌의 범위까지 대상이 확대돼 200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권익위는 이해충돌 방지 영역의 적용대상을 직접 업무를 집행하는 ‘특정 직무’로 한정해 가족이 피해받는 사례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무위가 2월 국회 상임위 회의 일정조차 몇 차례 잡히지 않는 등 논의 진척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섣불리 법 개정을 했다가는 사회적 파장이 큰 법안을 ‘졸속 처리’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