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은행 임직원의 성과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직원 성과평가체계(KPI)에 기술금융 항목을 반영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의 수익을 임직원의 성과에 따라 배분하려고 만들어진 KPI에 수익과 상관없는 정부 정책이 평가 기준으로 반영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2015년도 제1차 금융혁신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성과평가체계 등 은행 내부관행 개선방안 등 4개 안건을 논의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은행 혁신성 평가 항목 중 기술금융 평가지표가 올해부터 KPI 및 경영진 성과보상 기준에 반영된다. KPI에 포함되는 기술금융 평가지표는 기술금융 취급 실적과 잔액, 신용대출 비중, 창업기업 차주수 등이다. 올해 은행권 혁신성 평가 중 기술금융 확산분야는 일반은행(8개)의 경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 2위를 차지해 상위권을 형성했고, 씨티은행과 SC은행은 7, 8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방은행 7개 중에 부산과 경남ㆍ대구은행이 1, 2위를, 전북과 제주은행이 6, 7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올해부터 KPI에 기술금융 관련 평가 항목을 신설하거나 기술금융 실적에 120~150%의 가중치를 부여해 평가할 방침이다. 이같이 KPI에서 기술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내외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은행장이나 수석부행장 등 최고 경영진은 혁신성 평가 결과 전체가, 영업 임원들은 기술금융 공급규모 등 혁신성 평가 항목 중 주요사항이 성과보상 평가시 반영된다. 본부 임원 역시 소관업무나 책임 범위에 따라 평가항목 중 일부가 반영된다.
금융위는 KPI에 기술금융에 반영되면서 평가대상 영업점 중 21~75%가 등급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PI 평가결과 1개 등급이 변경하면 직원의 성과급 지급률은 10~100%포인트 변동할 수 있다. 특히 임원은 성과급의 5~12%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금융인 기술금융이 아직 은행에 수익을 안겨주기 힘든 상황인데도 이를 KPI에 반영시켰다는 점이다. 기술금융이 도입 후 6개월 만에 약 8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실적 증가 속도도 매월 빨라지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은행들 중에 자체적인 기술평가 시스템을 갖춘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술신용평가(TCB) 기관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초기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평가가 가능한 기술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제4차 혁신위에서도 앞으로 기술금융 대출이 은행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기술금융에 대한 연체율 관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은행의 경영 자율성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KPI에 기술금융 항목이 포함되면 당장 경영진의 성과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은행의 경영진들은 수익성과 별도로 기술금융을 챙길 수밖에 없다. 이는 향후 은행의 경영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정부가 은행 경영에 간섭하는 꼴이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KPI는 은행의 수익을 임직원의 성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하려고 만든 제도인데, 그 기준이 수익과 상관없는 지표에 영향을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은행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주는 것도 아닌데 KPI까지 간섭하는 것은 너무한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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