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여러분, 엔비디아가 올랐습니다. 오늘 19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9만원 대) 기대해도 될까요?”(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엔비디아 올랐는데 SK하이닉스 주가가 만약 오늘 쉬어간다? 바로 '바이(Buy, 매수)닉스' 들어갑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7일(미 현지시간) 2% 이상 상승하면서 글로벌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엔비디아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비디아가 주도 중인 AI칩 밸류체인(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주주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24% 오른 127.72달러(17만1911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기는 했지만, 장중 130.64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8월 26일 이후 40여일 만에 130달러선을 탈환하기도 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18% 내리고 애플(-2.25%)과 마이크로소프트(-1.57%), 구글 모회사 알파벳(-2.47%), 아마존(-3.06%),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1.87%), 테슬라(-3.70%) 등 이른바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에서도 엔비디아 주가는 나홀로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3조1320억달러로 증가하며 이날 1.57% 내린 MS를 제치고 지난달 29일 이후 약 40일 만에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시총 1위 애플(3조3700억달러)과 격차도 줄였다.
이날 상승은 ‘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에서도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CNBC 방송에 출연해 “블랙웰을 완전히 생산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 모두가 최대한 (물량을) 원하며 가장 먼저 받고 싶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황 CE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도 블랙웰 수요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랙웰은 H100과 H200 등 엔비디아의 호퍼를 이을 최신 칩으로 4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미 월가 전문가들의 엔비디아 주가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엔비디아 목표주가 컨센서스(평균치)는 149.54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17.08% 상승 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목표주가 최고 제시액은 202.79달러에 달한다.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내놓은 미 월가 전문가 65명 중 51명이 ‘매수(Buy)’를 외쳤고, ‘비중확대(Overweight)’, ‘보류(Hold)’가 각각 9명, 5명이었다. ‘비중축소(Underweight)’, ‘매도(Sell)’ 의견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도 1.85%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에도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0.19% 하락 마감했다. 퀄컴과 브로드컴 주가는 각각 1.16%와 0.88% 내렸고, AMD와 마이크론 주가는 각각 0.04%와 0.76% 올랐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 AI 수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분위기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칩 생산에 필수적인 HBM 기술력에선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인 수혜주라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전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20%(1만800원) 상승한 18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7일(18만3800원) 이후 4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18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8만원 대)’에 복귀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양산의 경우 SK하이닉스가 경쟁사와 비교해 1개 분기 이상 빠른 상황”이라며 “시장 선점에 따른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단기 우려가 대부분 반영된 현재 주가는 매수 기회”라고 했다. 특히, HBM3E 12단 제품과 관련된 매출이 올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경우 그 경쟁력은 더 부각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목소리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시장 확장으로 코로나19 이후 다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브로드컴(스위치)과 SK하이닉스(HBM)의 동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 수요 호조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HBM 관련주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