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역대 세번째 코스닥 대장주

IT·은행·통신 이후 바이오주 장기집권

바이오, 금리인하·美정책 반사이익 기대감

코스닥 1등주史…이차전지 여름 가고 다시 ‘바이오의 계절’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이 지난 27일 이차전지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를 두고 기술주 위주인 코스닥 시장에서 이차전지의 열풍이 잦아들고, ‘바이오의 계절’이 본격 도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알테오젠은 2000년 이후 역대 코스닥 1등주 반열에 오른 세번째 바이오주가 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7478억원) 사들인 코스닥 종목이다. 최근 2주(9거래일) 동안에는 770억37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알테오젠에 이어 순매수 2위인 파마리서치(268억500만원), 3위 실리콘투(238억1200만원)을 합친 규모보다 52.2%(264억2000만원) 집중 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알테오젠은 지난 27일 코스닥 1위주로 등극했다. 올해 코스닥 1위 자리가 바뀐 건 처음이다. 주가는 연초(종가 9만1500원) 대비 247% 올랐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하는 제형변경 플랫폼(ALT-B4)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2020년부터 매해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 초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제품에 ALT-B4를 적용하는 기술을 수출하는 등 3개 글로벌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알테오젠은 앞서 ALT-B4 제조방법과 물질에 대해 미국 특허 등록결정도 받았다.

대장주 등극 배경엔 순항 중인 바이오 업황도 뒷받침됐다. 오는 9월 미국 금리인하를 앞둔 데다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 기대감이 깔리면서다. 바이오주는 투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 대표적인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한 미국 생물보안법이 하반기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 국내 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 300 헬스케어와 KRX 헬스케 지수는 지난달 각각 16.56%, 15.44% 오르며 지수 수익률 1·2위를 차지했다. 이달도 각 4.84%, 4.3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코스닥 1등주史…이차전지 여름 가고 다시 ‘바이오의 계절’ [투자360]

알테오젠 이전 약 2년 4개월(2022년 4월 6일~2024년 8월 26일) 간 코스닥 1위는 국내 최대 양극체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이었다. 에코프로가 잠시 1위에 올라설 때도 있었지만 직전 1위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친 뒤 줄곧 대장주 자리를 지켜왔다. 다만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들어가면서 올 들어 주가가 40% 급락한 끝에 1위를 내줬다.

이차전지주 돌풍 이전 코스닥은 바이오주 장기집권 시대로 정리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약 4년(2018년 2월 9일~2022년 1월 18일) 간 부동의 1위였다. 바이오주가 강세였던 2020년 말에는 시총 2위와 격차가 18조원에 달했다. 2022년 1월 중순부터 에코프로비엠과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더니 그 해 4월부터는 자리를 내줬다. 당시 바이오주 약세 속 셀트리온 그룹의 분식회계 논란까지 겹치면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직전에는 셀트리온이 부동의 1위였다. 셀트리온은 약 3년간(2015년 3월 24일~2018년 2월 9일) 간 줄곧 1위를 지켜왔다. 다음카카오가 1위에 올랐던 시기(2014년 10월 14일~2015년 3월 14일)를 제외하면 2010년 8월 5일부터 무려 8년 넘도록 1위를 지켜왔다. 다음카카오는 상장 당시 시총이 7조8000억원에 달하면서 셀트리온(당시 시총 4조5000억원)을 단숨에 따돌렸다. 그러나 다음카카오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실적부진에 직면했고 셀트리온은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책 수혜 및 미국, 유럽 등 바이오시밀러 수출 본격화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다시금 1위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2000년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셀트리온 이전에는 정보기술(IT)·통신·은행 종목이 대장주 자리를 번갈아 차지해왔다. 오래 1위를 유지했던 종목은 NHN이다. NHN은 직전 1위였던 하나로통신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기 전까지 약 3년 8개월(2005년 3월 28일~2008년 11월 28일) 간 대장주였다. NHN이 떠난 후 SK브로드밴드가 1위를 차지했지만 이내 단조업체 태웅이 풍력발전 사업 기대감을 업고 강세를 보이며 엎치락뒤치락했다. 여기에 당시 1위 발광다이오드(LED) 업체인 서울반도체가 가세했다. 당시 LED가 TV와 노트북에 이용되면서 성장성이 뒷받침되면서다.

2000년 첫날 코스닥 1위 종목은 한통프리텔(당시 시총 32조9536억원)이었다. 그해 2월 말 평화은행우선이 한통프리텔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통프리텔은 이후 KFT로 사명을 바꾼뒤에도 1위를 줄곧 오르내리다가 NHN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옥션, 하나로통신 등이 1위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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