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매도에 2660대 초반까지 밀려…SK하이닉스 5%↓·삼성전자 3%↓
“AI 펀더멘털 유효하지만 성장 기대 둔화 가능성”…코스닥도 0.8% 하락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코스피가 29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쏟아진 실망 매물에 1% 하락해 266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7.55포인트(1.02%) 내린 2662.28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 대비 32.65포인트(1.21%) 내린 2657.18로 출발해 장중 2649.56까지 하락하기도 하는 등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장 마감 후인 이날 새벽 시장의 높아진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과 전망을 발표했으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시간외거래에서 7% 가까이 급락했다.
이같은 흐름에 엔비디아와 연동된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들의 동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191억원, 기관은 2662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625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5거래일간 순매도 금액은 1조8841억원에 이른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33.2원에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특히 엔비디아와 연관성이 높은 SK하이닉스(-5.35%), 한미반도체(-9.45%), 디아이(-8.83%)의 주가가 급락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3.14%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에 대해 "결국 주가 하락의 원인은 '비싸다'는 것"이라며 "시장은 이미 선반영된 엔비디아 성장의 밸류에이션을 2026년도 이후의 미래까지 연장하길 희망했으나 그 기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산업, 반도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AI 산업에 대한 투자와 펀더멘털의 상승 추세는 유효하고, 밸류체인에 포함돼있는 국내 반도체 산업은 주도주 상승 추세 둔화 이후 후발주자의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3.53%), 현대모비스(-2.01%), 셀트리온(-1.24%), 신한지주(-0.87%)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6.11%), 삼성SDI(5.60%), 포스코퓨처엠(2.37%), LG화학(2.23%). POSCO홀딩스(1.78%) 등 이차전지주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장중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면서 두 종목의 주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상승 중이던 두산밥캣은 보도 직후 하락 전환해 3.33% 하락했고 하락 중이던 두산로보틱스는 4.84%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4.37%), 기계(-3.49%), 음식료품(-2.38%), 의약품(-2.00%), 전긱전자(-1.91%), 운수창고(-1.55%) 등의 낙폭이 컸다. 오른 업종은 철강금속(1.20%), 화학(0.43%), 유통업(0.41%) 등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46포인트(0.85%) 내린 756.04로 마감했다. 지수는 6.17포인트(0.81%) 내린 756.33으로 출발한 뒤 약세 흐름 속에 장중 내내 750대를 유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22억원, 기관이 116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951억원을 순매수했다.
리노공업(-2.66%), HPSP(-3.52%), 이오테크닉스(-2.78%), 원익IPS(-3.89%)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크게 내렸고 알테오젠(-1.10%), 삼천당제약(-0.86%), 휴젤(-2.03%), 셀트리온제약(-2.32%), 에스티팜(-2.34%) 등 바이오주를 비롯해 실리콘투(-6.75%), 펄어비스(-2.88%)도 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에코프로비엠(2.06%), 에코프로(1.43%), 엔켐(1.66%), 대주전자재료(6.32%) 등 이차전지가 올랐고 HLB(2.04%), 에이비엘바이오(4.78%)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1조3573억원, 7조228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