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엔비디아 주가가 조정을 받는 듯 하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하네요.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을 때가 마지막 세일 기간이었을까요.”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엔비디아 주당 102달러 수준에서 그동안 모았던 1억원 투입했습니다. 존버하면 승리하겠죠?”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12일(미 현지시간)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하면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08% 오른 109.02달러(14만94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1.07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1일 이후 처음으로 110달러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시총 1위 애플(0.71%)과 2위 마이크로소프트(0.19%), 페이스북 모회사 구글(-0.87%), 아마존(-0.08%),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0.35%), 테슬라(-1.25%) 등 주요 7개 종목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130달러를 상회하는 등 100달러선 위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새로운 AI 칩 블랙웰 B200 생산이 3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5일에는 90.69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공포가 사그라들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는 다시 상승 모드를 그리고 있다.
오는 28일 5∼7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지난 9일 발표한 7월 매출은 1년 전보다 45% 증가하며 AI 칩 수요가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AI 인프라 등 자본 지출을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업체 키방크 존 빈 분석가는 “지난 몇 주간 엔비디아에 대한 매도세를 보면 자본 지출이 최고 수준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고 실제 공급은 제한된 것으로 나오면서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블랙웰 제품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다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0.73%)을 이끌었다.
AMD(1.86%)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0.31%), 브로드컴(0.24%), 마이크론 테크놀러지(1.68%) 등도 소폭 상승 마감했다.
미 월가에선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조정장세를 맞이한 AI주가 반등할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다며 엔비디아를 반등할 주식 1순위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비벡 아리아 BoA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계절적 역풍이 사라지면서 올해 4분기에 반도체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다음 실적 발표인 28일 엔비디아가 반등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IB UBS도 엔비디아를 매수 추천했다. UBS의 분석가 티모시 아큐리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투자 등급을 매수로 유지한 채 목표가를 150달러로 상향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모은 결과에 따르면, 분석 결과를 내놓은 총 61명의 애널리스트 중 47명(77.05%)이 ‘매수(BUY)’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확대(OVERWEIGHT)’와 ‘보류(HOLD)’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각각 9명, 5명이었다. ‘비중축소(UNDERWEIGHT)’, ‘매도(SELL)’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