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포트레이트리포트와 협업

안재형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참여

MZ 타깃 신진패션 브랜드 홍보

캐릭터 통해 디지털콘텐츠 확장

신세계免 ‘폴앤바니’ 예술과 접점 넓힌다
안재형 포트레이트리포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면세점 캐릭터 ‘바니’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초대형 토끼 인형이 알록달록한 목걸이를 뽐낸다. 요즘 유행을 반영한 듯 네 종류를 레이어링한 주인공은 신세계면세점의 대표 캐릭터이자 얼굴인 ‘바니’다.

만 나이로 한 살이 되지 않은 폴앤바니(Paul&Bani)는 지난해 11월 신세계면세점이 탄생시킨 자체 제작 캐릭터다. 새로운 영감을 위해 여행을 사랑하는 캐릭터라는 설정이다. 강아지 ‘폴’은 예술에, 토끼 ‘바니’는 패션과 음악에 관심이 많다.

신세계면세점 서울 명동점 10층에는 바니 캐릭터 티셔츠를 입은 모델이 나오는 미디어파사드와 함께 포트레이트 리포트의 주얼리가 전시됐다. 이번 작업은 이탈리아 스트리트 브랜드 오프화이트, 신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스턴에디션, 싱어송라이터 나얼과 함께한 ‘아트 & 뮤직 스페이스’에 이은 폴앤바니의 네 번째 협업이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5일 이번 협업에 참여한 안재형(29)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두 브랜드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젠더리스 주얼리인 포트레이트 리포트가 이번 협업에 참여한 이유는 K-패션을 대표하는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MZ세대를 겨냥하는 신진 패션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신세계면세점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포트레이트 리포트는 성별의 장벽을 허무는 ‘WO, MAN’이라는 슬로건을 덧칠한 이어커프(ear cuff)가 대표적인 주얼리다. BTS 정국이 착용한 체인목걸이를 비롯해 차은우와 강동원 등 유명 연예인이 애정하는 주얼리로 입소문을 탔다.

7년차 현직 모델이기도 한 안재형 디렉터는 지난 2022년부터 포트레이트 리포트에 합류했다. 안 디렉터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개인 브랜드를 낼 정도로 주얼리에 대한 애정이 컸다. 안 디렉터의 주얼리 디자인을 보고, 포트레이트 리포트 측에서 합류를 제안했다. 그는 “일부 주얼리가 가진 성별에 국한된 한계를 넘으려는 정체성이 좋아 일을 시작했다”며 “전반적인 디자인부터 기획과 콘셉트를 잡는 업무, 그리고 인스타그램 마케팅이나 브랜드의 색을 정하는 일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계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지방시의 전 디렉터 매튜 윌리엄스, 발레티노의 마티유 블라지가 대표적이다.

안 디렉터는 “지난해 11월, 스트리트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폴앤바니 협업을 보러 올 정도로 평소 브랜드 협업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분야를 넘나드는 ‘폴앤바니’ 캐릭터와 제가 닮기도 했고, 주얼리가 가진 담백함을 알리기 위해 협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폴앤바니를 통해 색다른 경험의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캐릭터 사업은 경기의 영향을 받는 면세점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으로 굿즈나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IP(지적재산권)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 6000억원에서 2025년 16조2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서 롯데홈쇼핑 ‘벨리곰’이나 GS25 ‘무무씨’ 등 캐릭터 키우기에 나서는 이유다.

폴앤바니 알리기는 계속된다. 포트레이트 리포트 협업에 이어 이달 말에는 서보미술문화재단과 함께 한국 단색화 거장 고(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과 특별한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