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단·조합·입예협 지난 6일 회의
일반분양자만 20일부터 우선 입주
조합-시공단 협상은 아직…8월 입주 불투명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조합 집행부 전원 해임·교체로 경기 안양시 ‘평촌 트리지아(융창지구 재개발)’의 입주가 한 달 이상 지연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오는 20일부터 일반분양자들만 우선 입주하기로 했다. 일반분양자들이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을 요구할 조짐을 보이자 조합과 시공단이 일반분양자에 한해 먼저 입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일반분양자들로 구성된 ‘평촌 트리지아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입예협)’는 전날 융창지구 조합,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회의를 열고 일반분양자 입주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 6일 조합이 안양시청에 준공 인가를 신청한 후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일반분양자에게 입주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시공단은 오는 19일 준공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7일부터 일반분양자를 대상으로 입주 예약을 받고 있다. 일반 분양자들은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6일 일반 분양자에 한해 입주 예약을 위한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며 “일반 분양자의 입주는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며, 입주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지의 입주 예정일은 지난 1일이었다. 그러나 올해 6월 평촌 트리지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조합 집행부 전원을 해임하면서 준공 및 사용 승인을 위한 절차가 지연됐다. 조합의 방만 경영으로 정비사업 수익성의 지표인 비례율이 기존 152%에서 94%로 하락하면서 가구당 추가 분담금이 1500만원 가량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조합 내부 갈등 탓에 입주가 막힌 일반 수분양자들은 시행사와 시공사 측에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입예협은 지난 5일 시공단 측에 공문을 발송해 “조합과의 비례율 관련 협의 무산을 이유로 시공사에서 일반분양자의 입주까지 지연시킬 경우 시공사에 책임을 물 것”이라고 통보하며 일반분양자의 입주 일정을 빠르게 결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일반분양자의 입주 예정일은 확정됐지만 시공사와 조합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선출된 새 조합 집행부가 비례율 상향으로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추진하면서, 시공단의 잔여 공사비 1300억원의 회수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시공단은 조합 측에 잔여 공사비에 대한 지급 확약을 요구하며 최악의 경우 유치권을 행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업계는 조합이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최소 1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입주는 9월 이후로 밀릴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단은 빠른 입주를 위해 조합의 관리처분계획 변경에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조합이 총회를 열어 비례율 상향하는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려면 현실적으로 9월 전 입주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평촌 트리지아는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929번지 일대 융창아파트주변지구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다. 지하 5층~지상 34층, 22개동, 2417가구(일반분양 913가구)의 대단지를 세우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