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대박이 나도 손해?”
‘내 남편과 결혼해줘’,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 잇따라 대박을 낸 엔터 명가 CJ ENM이 올 2분기 드라마·영화 부문에서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제작 비용이 너무 올라 시청률이 잘나와도 손해를 보는 구조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눈물의 여왕’ 은 16부작에 총 560억원, 회당 35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흑자로 돌아선 CJ ENM이 드라마·영화 부문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적자폭이 줄었지만, 그래도 100억원대(2분기)에 달한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올 1분기에도 드라마·영화 부문에서는 1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잇따른 흥행 참패로 고전하고 있는 영화가 가장 큰 문제이지만, 드라마 역시 높아진 제작비와 광고 시장의 침체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CJ ENM 드라마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눈물의 여왕·선재 업고 튀어로 3연속 대박을 냈다. 특히 눈물의 여왕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선재 업고 튀어’는 월화 편성 악조건을 딛고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국내 뿐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CJ ENM은 올들어 반전에 성공, 1분기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CJ ENM의 영업이익이 300억~400억원대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드라마·영화의 적자는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드라마 시장은 “아무리 싸게 찍어도 회당 10억원은 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것도 회당 몇억원의 출연료를 줘야 하는 톱 배우 없이 만들었을 때 가능한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얼마전까지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평균 3~4억 원이었다. 최근엔 회당 20억원도 흔해졌다”고 말했다.
‘선재 업고 튀어’ 김태엽 PD도 “제작비가 200억이다. 보통 16부작 미니시리즈가 그 정도 든다”면서 “굉장히 큰 돈이지 않나. 한 번 망하면 여러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 진다”고 말했다.
제작비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배우 출연료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명 톱 배우들은 이제 출연료 회당 10억원 소리를 하는 게 현실이 됐다고 실태를 전했다. 주연급 배우 회당 출연료 3억~4억원은 기본이 됐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드라마 흥행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제작비로 인한 수익을 내기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