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규제 영향에 AI 기능 탑재 보류

삼성,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1위

“애플, 자체 시스템에 메타 생성형 AI 모델 통합 논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에 참석해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구동하는 자사 기기 운영체제(OS)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애플이 아이폰 등에 탑재할 예정인 인공지능(AI) 기능을 유럽에서는 보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27개국 소비자들은 당분간 애플의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애플은 이날 유럽연합(EU)의 기술기업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보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EU 국가에서는 자사 기기에 새로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비롯해 아이폰 미러링, 화면 공유 기능을 넣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에서 “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했다.

지난 3월부터 EU에서 시행된 디지털시장법은 애플과 구글,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을 ‘게이트키퍼’로 규정하고, 이들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반드시 허용하게 했다. 이를 위반하면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 시행 후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앱스토어 내 결제 등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이번 AI 기능 보류 발표에 대해 “게이트키퍼들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규칙을 준수하기만 한다면 유럽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 등 자사의 모든 기기에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앞세워 올해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애플에게 1위를 내준 것을 1분기 만에 탈환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은 33%, 애플은 25%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