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기레기 발작” 조롱

이재명, 논란 커지자 “유감”

개혁신당, 李·梁 윤리위 제소

李 ‘애완견 발언’ 진화했지만…엄호사격이 더 독했다[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민주당은 이 회의에서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 대표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시도한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애완견’으로 비유하며 불거진 막말 논란이 이 대표의 직접 진화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에 대해 “(언론이) 감시견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 감시견 얘기할 때는 그 견(犬)자가 들어갔다고 화내는 언론인은 없다”며 “정말로 워치독의 역할을 해오신 언론인들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본질을 좀 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적어도 언론이라 하면, 감시견의 역할을 한다면 최소한의 공평성과 형평성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예로 들며 “국정원 보고서라 할지 안부수 씨에 대한 여러 가지 행적이 진술이 바뀌는 과정에 있어서 그 딸의 둘러싼 쌍방울에 고가주택을 제공한다는 의혹들 이런 것들은 상당히 신빙성과 정황이 있다”며 “그렇다면 정말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적어도 같은 비중까지는 저희들이 요구 안 한다 하더라도 같은 보도를 해 줘야 되는 거다. 심층적으로”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 논란은 지난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출석 과정에서 촉발됐다. 이날은 이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으로 추가 기소되고 이틀 후인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언론 폄훼’ 논란에 민주당 의원들도 동참하면서 불길은 더욱 커졌다. 양문석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했다는데 애완견에 대한 지독한 모독”이라며 “기레기도 아니고 애완견이라고 높여줘도, 똥오줌 못 가리고 그냥 발작증세를 일으킨다”고 조롱했다. 양 의원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도 “언론들이 여기에 대해서 상당히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은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 한국언론 신뢰도 31%, 아시아11개국가 중 최하위 기록 47개 조사국 평균은 40%”이라며 국내 언론 비판에 호응했고,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야당에게만 당당한 한국 언론, 부끄럽다”며 “‘윤석열 레시피’로 만들었다는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대접에 환호한 언론이 야당 대표의 ‘애완견 발언’에 허를 찔린 모양”이라고 적었다.

이같은 논란은 이 대표와 양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로까지 번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양 의원을 국회 윤리위가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윤리위 제소에는 최소 20명 이상의 의원이 동의해야 한다. 현재 개혁신당 소속 의원은 3명으로, 천 의원은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17명의 의원이 저희 징계요구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20명 이상의 의원 동의 확보와 국회 윤리위가 구성되는 대로 이 대표와 양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간 제약 등으로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이는 저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며칠 전 법정에 출석하며 했던 저의 발언은 일부 언론의 실재하는 애완견, 경비견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봐주시기 바란다”며 “저와 민주당 또한, 입법·행정·사법에 이은 제4부로서 언론이 국민을 위한 권력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