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한달 만에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 8만원 대)’를 회복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1% 오른 8만1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종가(7만8600원) 대비 2.42% 상승한 8만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8만원 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달 8일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된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수익성 개선과 재고자산 평가익 등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매분기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은 전반적인 HBM3E 공급 부족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분기 삼성전자 매출액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삼성디스플레이(SDC)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6.9% 증가한 76조8000억원 기록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6.8% 증가한 7조7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를 2.5%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노 연구원은 “패키징 공법이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주가 재평가 속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엔비디아향 HBM3E 납품은 전반적인 HBM3E 공급 부족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HBM3E의 엔비디아 진입 여부는 주가 변동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실적 전망 상향과 주식 분할 계획 등 호재들로 급등한 것도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간 미국 출장에 나서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 회장은 전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출장 소감 및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열심히 해야지요”라고 짧게 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했는지, 파운드리 수주에서 성과가 있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미국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에서 서부의 실리콘밸리로 대륙을 가로지르며 매일 분 단위까지 나눠지는 일정 30여건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단독 미팅을 갖는 등 IT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출장에서 미국 동부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돌며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CEO를 만났다면 올해는 AI, 반도체 등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최근 삼성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 회장이 직접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다지면서 초격차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위기 돌파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