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무부장 “EU가 중국 기업 억압시 필요한 조치 취할 것”
전문가들 “관세 부과시 파장 클 것…中 보복 관세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정책을 연기한 가운데 중국이 보호 무역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중국 기업들과의 회의에서 최근 EU가 ‘과잉 생산’ 등을 이유로 전기차(EV), 태양광 패널 등 다수의 중국 제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대화를 통해 경제 및 무역 마찰을 처리하고 통제되지 않은 확대 전략을 피하기를 원한다”며 “EU가 중국 기업을 계속 억압한다면 중국은 자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가 과잉 생산, 불공정 경쟁 등 허위 사유를 들어 중국산 전기차, 철도, 태양열, 의료 장비 및 기타 부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양국 간 마찰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EU가 관세 조치 등 중국 전기차에 대한 잠재적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파장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전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달 5일 발표될 예정이던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잠정 상계관세 부과 결정이 EU 의회 선거로 인해 7월 4일로 한 달 미뤄질 전망이라고 지난 30일 전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EU의 관세 부과 조치가 이뤄질 경우 중국과 유럽 간 무역 마찰을 통제 불능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EU 정치인들 사이에서 중국을 향한 보호무역주의와 적대감이 증가하고 미국의 압박이 커지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중국 전기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중국이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전했다.
또 중국과 EU 자동차 산업이 밀접하게 얽혀 있는 탓에 이번 관세 인상 조치가 이뤄지면 EU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역시 EU의 관세 조치에 따른 보복 관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1일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의 분석을 인용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EU에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가 4분의 1, 약 12만5000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EU와의 무역에서 중국에 거의 40억달러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