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한국 경제성장 고민 많아”
“가계부채 안정·민생금융 최대 성과”
[헤럴드경제=홍승희·김광우 기자] 최근 공매도 관련 정책 혼선이 잇따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존 입장과 변화가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은행권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었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ELS)와 관련해 은행들의 투자상품 판매에 대해선 “규제를 세게 하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 그었다.
김 위원장은 29일 서울시 마포구에서 진행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나타난 공매도 정책 혼선 논란에 대해 “논란이 되는 게 이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 가능성을 언급해 화제가 되자 대통령실은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 위원장도 이같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더 이상 공매도와 관련해 더하고 뺄 이야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정부가 출범하고 2년이 지난 현재 금융당국의 가장 큰 성과로는 ‘금융시장 안정’과 ‘민생금융’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먼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도 불안해지고 금리가 불안하니 스프레드도 높았다”며 “(현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신용 스프레드가 줄고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정됐다.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태영건설도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금융에 대해서는 “100조 대출규모에 대해 3년을 연기했다”며 “정책서민금융 통해 연간 10조원 지원했고 소액생계비대출을 도입해 연체가 있는 분들도 대출이 될 수 있게끔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경제의 성장률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점도 언급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우리나라 성장이 점차 더뎌진다는 것”이라며 “부채가 많은 상태에서 갚으려면 성장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전에는 그런 역할을 안 했는데 이제는 부서간 협의를 통해 어디에 자금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자금을 공급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대해 사업장 평가기준이 너무 강화된 것 아니냐는 일부 건설업계 의견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에서 건설업계 및 금융업계와 지속적으로 이야기해가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 사업장 권리관계 등을 의견 수렴해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ELS 판매와 관련, 은행권 투자상품 판매에 대해서는 강하게 규제하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은행에서 위험도가 있는 상품을 어디까지 취급할 수 있고 어떤 조건으로 할 수 있는지 보고 있다”며 “내부통제 쪽에서 불완전판매가 되고 있는데 어떤 보완점이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설명의무가 너무 실효성 없는 것 아닌지, 고객을 유인해서 상품을 구입하게 하는 건 아닌지 등 패턴들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서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팔로업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에 대해선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쉽지 않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며 “금융기관의 문제는 자본적정성 등 손실흡수능력, 그리고 유동성 관리능력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본비율은 규제한도보다 높아 건전하고, 유동성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계속 업계 자체에서 관리하고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이라며 “2금융권 유동성 문제가 되면 바로 지원할 수 있게끔 제도가 돼있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어려운 건 맞지만 부실화된다해도 여전히 버퍼가 많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