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프라하)=함영훈 기자] 체코가 스메타나, 드보르작, 야나체크의 고국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꽤 있지만, 모차르트가 체코 프라하를 제2의 고향 처럼 마음에 깊이 두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35세로 요절한 그가 말년에 힘겨운을 나날을 보낼 때, 프라하는 새로운 삶의 희망을 안긴 곳이었다.

▶모차르트가 비엔나, 잘츠부르크 보다 프라하를 사랑한 이유= 그는 프라하 에스테이트 극장에서 ‘피가로의 결혼’을 공연해 큰 성공을 거두었고, 사망하기 4년전인 1787년 유명한 ‘돈 조반니’를 이곳에서 초연해 시작부터 대박을 낸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이 극장에 안에 들어가면 웅장한 객석과 샹들리에 등이 청중과 방문객에게 경외심 마저 느끼게 한다. 이 극장은 모차르트의 생애를 소재로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아마데우스’의 촬영지이다.

체코는 모차르트의 제2고향..전국 곳곳 예술 축제[함영훈의 멋·맛·쉼]
프라하 에스테이트 극장

프라하에서의 연속적인 성공으로 큰 용기를 얻은 모차르트는 주피터 등 후기 3대 교향곡, 클라리넷 협주곡 오중주, 마술피리, 프로이센 사중주 등을 명작들을 잇따라 탄생시킨다.

그의 사망으로 미완의 상태로 남은 레퀴엠은 모차르트가 자신을 괴롭히던 우울감을 딛고, 죽기 전까지 얼마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는지 잘 말해준다.

잘츠부르크는 태어나서 어린시절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곳이고, 비엔나는 고관대작에게 비판적인 그의 오페라 스토리라인 때문에 귀족의 질시를 받은 곳이지만, 프라하는 몸이 불편한 자신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었다. 그의 후손들은 체코를 무대로 활동하다 체코 땅에 묻혔다. 모차르트는 프라하를 ‘소울 메이트 시티’라고 했다.

체코 여행에서 프라하에스테이트 극장을 빼놓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음악 축제들= 2024년 체코를 더욱 빛나게 하는 인물은 200년 만에 다시 탄생하는 스메타나이다.

200년전인 1824년 스메타나가 태어난 곳은 프라하에서 차로 1시간40분 가량 걸리는 북동부 모라비아 지역 인구 1만명의 소도시, 리토미슐(Litomyšl)의 샤토(고택) 양조장이다.

오는 6월 13일부터 7월 3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스메타나 리토미슐(SMETANOVA LITOMYŠL) 축제’는 프라하 외 지역에서 열리는 체코 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이다. 파바로티의 후계자 프레디 드 토마소 등 클래식 스타들이 무대에 오른다. 스메타나 박물관은 프라하 블타바 강변에 있다.

가장 임박하게 다가온 축제는 야나체크의 탄생 170주년을 기념하는 레오시 야나체크 국제 음악 축제(MEZINÁRODNÍ HUDEBNÍ FESTIVAL LEOŠE JANÁČKA)이다. 오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오스트라바에서 개최되고, 11월 1일부터 24일까지 브르노에선 ‘야나체크 브르노(JANÁČEK BRNO) 음악 축제’가 열린다.

체코 음악의 해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5월 12일일 개막해 오는 6월 3일까지의 일정으로 프라하에서 열리는 프라하의 봄(PRAŽSKÉ JARO) 음악 축제이다. 전 세계 최고의 음악가, 심포니 오케스트라, 실내악 앙상블 등의 수십 가지 공연이 펼쳐진다.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이 개막공연이었다고 한다. 현재 가장 존경받는 체코 지휘자이자 이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인 야쿱 흐루샤(Jakub Hrůša)가 지휘봉을 잡았다.

체코는 모차르트의 제2고향..전국 곳곳 예술 축제[함영훈의 멋·맛·쉼]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 메인 무대인 프라하 루돌피눔

‘나의 조국’은 체스키 크룸로프 실내악 페스티벌(7월 12일~8월 3일)에서도 오프닝 곡으로 연주될 예정이다. 플라시도 도밍고의 오페라 갈라(7월 13일)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9월 6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드보르작 프라하(DVOŘÁKOVA PRAHA) 음악 축제는 최고의 솔리스트, 지휘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한 체코의 천재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체코는 모차르트의 제2고향..전국 곳곳 예술 축제[함영훈의 멋·맛·쉼]
모라비아 지방

▶팝, 댄스, 미술, 미디어아트 축제= 미술, 영화, 빛의 예술, 대중음악과 버스킹도 이어진다. 프라하에서 차로 약 2시간 40여분 걸리는 남동부 모라브스키 크룸로프에선 아르누보의 창시자로 불리는 체코출신 알폰스무하의 역작 ‘슬라스 서사시’ 전시가 열린다. 프라하성 근처 무하가 살던집, 구시가지의 무하 뮤지엄에서는 그에 삶과 예술을 전반적으로 짚어볼수 있다.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는 프라하에서 열리는 시그널 페스티벌(SIGNAL FESTIVAL)는 세계적인 조명 전문가들이 지휘하는 빛의 예술 한마당이다.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일군 북부 온천도시 카를로비바리에, 6월 28일부터 7월 6일 사이에 가면, 조니 뎁, 로버트 패틴슨, 로버트 레드포드, 존 트라볼타, 우마 서먼 등 헐리우드 스타들이 레드 카펫을 밟고, 샴페인 파티와 영화 시사회가 열리는 국제 영화제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7월 여름의 음악 축제의 메카는 비트코비체(Dolní Vítkovice) 오스트라바(Ostrava) 이다.

7월 17일부터 20일까지는 레니 크라비츠, 샘 스미스, 퀸즈 오브 더 스톤 에이지와 같은 팝 록 스타들이 출연하는 유럽 최고이자 최대 규모의 멀티 장르 페스티벌인 컬러즈 오브 오스트라바(COLOURS OF OSTRAVA)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다.

7월 3일부터 6일까지는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중부 유럽 최대의 댄스 음악 축제인 비츠 포 러브(BEATS FOR LOVE)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