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외국인 처음으로 순매도, 4247억 ‘팔자’

엔비디아 HBM 차질 보도에 하루새 5561억원

“일부 결점 발견 가능성…스펙 계약 보완 가능”

5月 처음으로 돌아선 외국인…삼성전자 일시적 시련일까? [투자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삼성전자를 꾸준히 사들였던 외국인이 올해 들어 5월 처음으로 ‘팔자’ 우위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HBM) 테스트에 이상이 있다는 소식에 하루 새 5000억 넘게 팔아치우면서다. 증권가에선 테스트 문제는 상호간 문제로 해결될 문제인 만큼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될 것이라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이달 4247억원 순매도했다. 월 기준 외국인이 삼성전자 ‘팔자’에 들어선 건 올해 처음이다. 이달 기관은 2480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 투자자들은 6284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든든한 큰 손이었다. 1월부터 4월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꾸준히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1월 2조 3000억원 ▷2월 2317억원 ▷3월 2조 9707억원 ▷4월 2조 1118억원을 사들이며 기관과 개인투자자보다 더 많이 사들여왔다. 1월 기관이 3조 576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인의 매수세로 주가는 7.39% 빠지는 데 그쳤다. 2월에도 기관이 7074억원을 팔아치웠지만 외국인이 선봉에서 삼성전자를 사들이며 주가는 0.96% 올랐다. 3월에는 개인이 4조 7483억원가량 대규모 팔았지만 1조 7963억원을 순매수한 기관과 함께 12.26% 주가 견인을 이끌었다. 4월에도 기관이 2조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외국인이 맞먹는 규모를 사들이면서 주가는 5.95%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이 이달 매도 우위로 접어든 건 지난 24일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자 하루 새 566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다. 이날 3001억원을 팔아치운 기관보다 매도 규모가 컸다. 전날만 해도 1133억원을 사들이며 기관(-797억원)과 개인(-473억원)의 순매도에도 홀로 주가 하락을 방어했지만 뒤돌아 선 것이다.

이날 로이터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HBM의 발열과 전력 소비 등 문제로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HBM 테스트 문제 해결을 토대로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부 결점이 발견됐더라도 고객사 엔비디아와의 협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5월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더 높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우위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극한 환경에서 필드 테스트(Field test) 결과 일부 결점이 발견됐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런 문제의 일부는 상호간 협의의 영역으로, 일부 부족한 스펙을 계약 조건으로 보완할 수도 있으며, 넘치는 스펙이라면 보장 물량과 기간을 늘리는 방안 또한 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TSMC, SK하이닉스, 어드반테스트,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의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대표 기업이다. 4개 기업 모두 2024년과 2025년 매출총이익률 상승이 예상된다”며 “미국 시중금리가 더 상승하는 것도 아니고, 달러 강세가 더 진행된 상황도 아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포지션도 순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주가 반등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고 했다.

KB증권, MTS 이어 WTS에도 AI 투자서비스 출시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