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에너지株 동반 상승

실적 우려에 흔들렸던 태양광

미·중 무역갈등 반사이익 기대감도 ↑

‘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AI, 다 좋은데 그많은 전력 어디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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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태양광·풍력에서부터 원전·수소까지 ‘AI 전력난’을 대비하려는 전방위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태양광 관련주의 경우, 그간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부진했는데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이중 호재를 누리게 됐다.

25일 한국거래소·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국내 대표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 주가는 이달 들어 25.97% 상승했다. 연초 4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실적 악화 우려에 지난달 2만5000원대까지 떨어지다 모처럼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에서도 ▷퍼스트솔라(41.7%) ▷선런(16.5%) ▷인페이즈에너지(8%)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풍력 관련주도 덩달아 오름세다. 국내 해상풍력 대장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는 올 1분기 실적 부진 여파에 4만8000원대(21일)까지 하락, 전날 장중 5만4500원까지 급등하는 모습도 보였다. 원자력발전도 재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태양광·풍력만으로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ETF는 이달만 8% 넘게 올랐다.

AI 열풍으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처리하는 기업이 늘면서 AI발(發) 전력난 우려에 신재생에너지 관심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태양광 관련주는 미중무역 갈등에 반사 이익도 더해진 모습이다. 최근 미국이 태양광 패널을 포함한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그간 한국과 미국 태양광 기업들은 중국에서 저가의 태양광 패널을 쏟아내며 원가 경쟁력에서 밀려 고전했는데, 다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AI, 다 좋은데 그많은 전력 어디서?” [투자360]

태양광·풍력 등을 한 데 묶은 ETF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전반에 투자하는 TIGER Fn신재생에너지 ETF(15.73%)와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11.88%) 모두 10% 넘게 올랐다. 해외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강세다. KODEX 미국클린에너지나스닥는 10.16%,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는 8.56% 올랐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ETF에선 규모가 가장 큰 '아이셰어스 글로벌 클린 에너지(ICLN)'가 10.12%, '인베스코 솔라(TAN)'가 11.9% 상승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친환경 무탄소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대체 자산 투자사인 브룩필드애셋매니지먼트와 친환경 전력 개발 계약을 체결, 100억달러(약 13조89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AI 발전의 제약은 전력”이라며 “현재 전력망이 AI 기술 발전에 따른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세계 에너지 투자 역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작년 세계 신규 발전 설비 투자(8200억달러) 중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가 6590억달러로 약 80%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정부도 지난 16일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설비용량 6GW(기기와트)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의 비중(2021년 기준)은 87대 13 수준으로 주로 태양광에 쏠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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