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생산 소폭 늘었지만 소매판매 감소

기저효과에…반도체생산 두 달째 마이너스

정부 “3월 일시적 조정 벗어나 회복세 재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달 산업생산이 한 달 만에 다시 플러스 전환했다. 소비는 서비스업 소비가 소폭 늘어난 반면 재화 소비가 줄면서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설비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건설투자는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는 감지되고 있으나 온기가 고루 퍼지지 못하면서 실물경제 부문별로 수치가 들쭉날쭉한 흐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4월 산업생산 플러스 전환에도…투자·소비 ‘온도차’ 계속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3% 하락해 4년 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산업생산 중에서는 광공업이 2.2% 늘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2.8%, 0.3%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은 레저용 차량(RV)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을 중심으로 8.1% 늘면서 지난해 1월(8.7%)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화학제품(6.4%) 역시 화장품과 건설·선박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난 도료 등을 바탕으로 생산이 크게 늘었다.

반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4.4% 감소해 두 달 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출하는 19.4% 줄어들었고 재고는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기존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아직 ‘피크아웃’(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이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통계청의 시각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은 지수 자체도 148.8로 괜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작년 동월 대비로는 22.3% 증가했다”면서 “분기 초 조정이 있으나 업황 자체가 좋은 만큼 조정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화 소비 현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줄어들었다.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가구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5.8% 줄어든 탓이다. 서비스업 소비를 반영하는 서비스업 생산만 0.3% 소폭 증가했다. 통계청은 생산 측면에 비해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에 주목하며 “부문별로 회복하는 속도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투자 지표에서도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설비 부문은 소폭 줄고 건설 쪽은 큰 폭으로 늘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 증가에도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6.1%)과 토목(1.7%) 모두 공사실적이 늘면서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9% 늘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역시 방향성을 달리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2포인트(p) 하락한 반면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5로 전월보다 0.1p 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전산업 생산이 주요 생산부문의 전반적인 개선에 힘입어 반등하면서 3월 일시적 조정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재개하는 모습”이라며 “2분기에도 제조업·수출의 견조한 개선이 지속되며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기 회복을 위해 먹거리·생필품 물가 관리, 끊임없는 취약부문 현장점검을 통한 정책 보완 등 민생 체감도 제고에 역점을 둘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역동경제 구현 등 구조개혁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