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비공식적으로 소득대체율 45% 제안” 거짓 논란 대응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 위하는 척, 개혁하는 척 위선 멈춰 달라” 반박
민주 내에서도 “尹 정부, 연금개혁안 이야기 없었다” 반대 주장 나와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여야가 때 아닌 연금개혁안 진실공방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이 당초 제시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5% 연금개혁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기도 하다”고 주장하면서다. 민주당 내에서도 “정부에서 당초 개혁안을 제시한 적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면서 ‘거짓말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비공식석상이기는 하지만 소득대체율 45%를 실무적인 연금개혁안으로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본인 발언을 ‘거짓’으로 규정하자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경준 의원께서 지난 10일 소득대체율 44%안을 SNS에 공식 제시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45% 개혁안과 단 1% 차이였다”며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소득대체율 45%안을 제시했을 당시에는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50%안을 주장하고 있을 때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제 (정부여당이) 연금개혁의 의사가 있다면 1% 내에서 대통령, 여야 대표가 다 만나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가 만나든, 어떤 방법이든 만나서 (연금개혁안을) 타결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4%와 45% 사이에 어떤 결단에 대해서도 충분히 열려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간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가지고 민주당안을 정부안으로 거짓말하면서 국민을 위하는 척, 개혁을 하는 척 하는 위선을 멈춰주시기를 바란다”며 “이 대표가 주장하는 소득대체율 45%안은 민주당의 입장일 뿐 정부안도 국민의힘안도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추가 논의 후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금개혁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부안이 공유된 것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금개혁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정부는 연금개혁안 자체를 낸 적이 없다. 윤석열 정부는 민주당에 연금개혁안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연금개혁의 전반적 과정에 대한 시나리오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서) 소득대체율 43%는 안된다고 해서 (국민의힘에서) 구두로 ‘그럼 44%는 어떠냐’고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후 민주당에서 (소득대체율 44%안 통과를) 기대하던 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22대에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고 했다.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그래서 유 의원에게 ‘우리가 국민의힘 제안을 믿으려면 용산의 사인을 받아오라’고 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 관계자도 “아무리 정부가 국민의힘과 상의 없이 이런저런 정책을 발표하고 그랬어도 이 대표가 말하는 연금개혁안을 통보한 적 조차 없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되려 ‘정부가 손 놓고 국회에 공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여야가 소득대체율 44%안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지만,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당에 대한 우위를 점하고자 이번 논쟁을 부추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첫 영수회담 당시 ‘여당패싱’ 비판을 받았다.
연금개혁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거대야당이라고 하더라도 입법부의 업무 과정을 통째로 무시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무시하고 바로 행정부와 협의하겠다는 것은 되려 본인들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인정하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국민의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여당을 비판할 거리를 쌓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