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디자인 및 세부 사양 공개 앞둬
오는 6월 EV3 국내 출시 예상
“니로EV, 국내 판매 부진 지속”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기아가 순수 전기차 ‘EV 시리즈’의 엔트리 라인업인 EV3 출시를 앞둔 가운데 “브랜드 내 또 다른 전기차 모델인 니로EV가 국내 시장에서 단종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23일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3의 디자인과 세부 사양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체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EV3는 EV6와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순수 전기차다. 기아는 앞서 지난해 10월 ‘2023 기아 EV 데이’를 열고 EV3의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기아는 오는 6월 양산을 시작해, 같은 달 국내 시장에 신차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출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니로EV의 국내 시장 단종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EV3가 ‘전기차 대중화’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로 상대적으로 싼 가격표를 달고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니로EV가 현재 부진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인 EV9의 ‘축소판’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EV3는 소형 SUV로 기아 내연 기관 모델인 셀토스(전장 4390㎜ 전폭 1800㎜ 전고 1600㎜)와 비슷한 차체 크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니로EV(전장 4420㎜, 전폭 1825㎜, 전고 1570㎜)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EV3는 내연기관 및 파생형 전기차 모델과 달리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만큼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차량 가격도 관심사다. 기아는 지난해 EV 데이 당시 EV3를 비롯해 향후 출시 예정인 EV4, EV5 등 중소형 모델의 가격을 3만5000~5만달러대로 출시,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국내 판매 모델의 경우 중국에서 출시되는 모델과 달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아닌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EV3의 판매가격이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했을 때 3000만원 후반대로 책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니로EV의 기본 찻값이 4855만~512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EV3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주행거리도 EV3가 더 길다. 니로EV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401㎞다. EV3 경우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인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되는 NCM 배터리가 탑재,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최대 4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니로EV가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것 역시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니로EV는 올해 1~4월 국내 시장에서 373대(1월 19대, 2월 2대, 3월 134대, 4월 218대) 팔리는 데 그쳤다. 월별 판매량을 보면, 다. 이는 같은 기간 브랜드 내 다른 전기차인 EV6 판매량(2495대)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V9(930대)과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친다.
한편 기아 관계자는 “니로EV가 국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많지 않지만,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는 꾸준히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며 “전기차 라인업을 단순화해서 집중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더 많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파생전기차 라인업도 동시에 운영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니로EV의 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