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실적과 관련해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주가가 급락한 데 이어, 증권가에서도 올해 이익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여윳돈만 있으면 JYP 주식을 살 것”이란 발언을 했던 JYP의 최대 주주 박진영 가수 겸 프로듀서(PD)에 대한 주주들의 볼멘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6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JYP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600원) 하락한 5만9400원을 기록 중이다. JYP 주가는 장중 5만920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 14일 기록했던 52주 신저가(5만9500원)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JYP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실적 부진이다. 앞서 지난 10일 JYP는 장 마감 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3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439억원)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2분기 등 올해 남은 기간에도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하나증권·한화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현대차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 등이 잇따라 JYP에 대한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는 KB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8만원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 두 그룹의 매출액 기여도가 너무 높다.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지식재산권(IP) 성장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연차 아티스트 성장 정체로 본업에서의 성장이 더뎌지는 구간인데, 회사는 K-팝(POP) 사업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플랫폼 관련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길게 보면 좋은 투자일 수 있겠지만, 내년에 2개 아티스트 재계약으로 이익률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전략은 다소 아쉽다”고 꼬집었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 대부분이 고연차로 아티스트 정산율이 높은 트와이스에 집중돼 있고, JYP360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며 “2분기 역시 1분기와 마찬가지로 트와이스에 매출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고, 1분기보다 앨범 발매가 줄어들면서 공연 위주의 활동이 전개되는 점도 영업이익률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JYP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지난 17일 종가까지 40.77%(1만1300→6만원) 하락했다. 지난해 7월 25일 종가 기준으로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14만11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한 57.48%나 급락한 수준이다.
이 같은 주가 흐름에 주주들 사이에선 지난해 박 PD가 한 발언이 재차 주목 받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박 PD는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 다시 한번 진짜 좋은 타이밍입니다. 개인 재산이 없는 게 한입니다. 정말 저에게 여윳돈만 있었으면 전 정말 무조건 저희 회사 주식 삽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17~18일 이틀간 50억원을 들여 총 6만200주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다.
주가 급락 탓에 박 PD의 지분가치 역시 급속도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박 PD는 JYP 주식 546만2511주(15.37%)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던 지난 1월 18일 종가(8만2900원) 기준 박 PD의 지분가치는 4528억원 규모였던 것에 비해, 지난 17일 종가(6만원) 기준 박 PD의 지분가치는 3278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불과 4개월 만에 1250억원 규모의 지분가치가 증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