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서초 부지…공매 나섰지만 연이어 유찰
한국부동산원 구미 사옥도 7차례 매각 시도에도 실패
LH 오리 사옥 매각 16번 유찰…15년째 주인 못 찾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 감축을 위해 비핵심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시장에 덩치 큰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알짜 부지부터 지방 부동산까지 잇달아 공매로 나오고 있지만 공공기관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시스템(온비드)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부지 매각에 나섰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3월과 4월 4차례에 걸쳐 매각 공고를 냈지만 모두 유찰됐다. 이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1400.4㎡(약 423.6평) 규모다.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감정가격은 1722억4920만원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7월 “기관의 비핵심 자산인 서초 부지를 조기에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며 서초 부지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2011년 장외발매소 사업 목적으로 서초 부지를 매입했으나 2012년 건축 허가 취소로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2028년까지 삼성전자판매와 해당 부지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판매와 맺은 임대차 계약으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도 지난해부터 7차례에 걸쳐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에 위치한 구미 사옥 매각 공고를 냈으나 모두 유찰됐다. 구미 사옥은 토지면적 2623㎡와 건축 연면적 2170㎡로 이뤄져 있으며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다. 기존 74억5340만원이었던 매각 예정가격을 72억1752만원으로 3% 낮춰 재매각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오는 17일까지 구미 사옥 매각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부터 8번째 매각 시도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구미 지사가 없어지면서 구미 사옥을 공매로 내놓게 됐다”며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5년간 오리 사옥 매각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지난해 9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 부근 경기지역본부의 건물과 땅을 최저입찰가 5801억원에 내놨지만 매수 희망자가 없어 불발됐다. 2009년 10월 이후 16번 공매 시도다.
오리사옥은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1997년 준공됐으며 대지면적 3만7997㎡, 건축 연면적 7만2011㎡로 지하 2층~지상 8층의 본관과 지하 2층~지상 4층의 별관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용도지역이 일반상업지역으로 판매·주거시설을 지을 수 없는 데다 건물 가격이 수천억원에 책정되면서 선뜻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H 관계자는 “오리 사옥 용도 변경이나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아직 매각 방안이나 구체적인 시기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