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금리 인상 일축…시장변수 부담 줄어”
올 하반기 2차례 금리 인하 전망 우세
여전히 견조한 경제지표로 동결 전망도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 연준의 발표가 예상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달러와 미 금리가 정점을 찍고 진정되면서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 이벤트 등에 영향을 받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며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고용시장이 예상과 달리 약해지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믿는다면서 다음 금리 움직임이 인상일 가능성 낮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은 시장에서 우려하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에서는 충분히 긴축적이며 금리를 올릴 일은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고용시장에 대한 중요도를 높였다는 점은 연준의 생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파월 의장은 주식 시장에서 우려하던 금리 인상, 스태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 요인을 일부 해소시켰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는 것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으나 이는 1분기 물가 지표가 발표된 이후 이미 시장에서 반영하고 있었다. 이번 FOMC는 주식시장에 중립 이상이 우호적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시장에선 대체로 올 하반기 2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배제함에 따라 연준이 역피봇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6월 FOMC 전까지 고용과 물가 지표를 각각 2번씩 확인한다. 타이트한 고용 시장 완화와 주거피 둔화 등은 디스인플레이션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6월부터 양적긴축(QT)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보도자료에서 "6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의 감소 속도를 줄일 것"이라면서 "기관 부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한 월 상환 한도는 350억달러로 유지하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이 양적 긴축 속도를 줄이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양적 긴축 규모가 줄어들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QT 축소 자체는 예상한대로지만 규모는 원래 월 300억달러 규모 수준에서 250억달러로 줄어들었다"며 "장기금리 안정에 도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 금리와 달러도 지난달 고점을 찍고 점차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잠재적 역풍으로 우려됐던 10년물 금리 5%대 재진입, 달러화 지수 급등 같은 사태가 일어날 여지가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선호하는 현상도 이어지는 등 외부 매크로 요인보다는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 이벤트 등에 영향을 받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달러 모두 4월 중 고점을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면서도 "대신 사실상 본게임인 6월 FOMC까지 두 번의 고용과 CPI 지표를 연준이나 시장 참여자 모두 확인을 해야할 것인 만큼, 금리나 달러의 레벨 다운의 폭과 속도는 완만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향후 시장을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