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축구 선수가 경기 도중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리는 큰 부상을 입고도 구급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등 현장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7라운드 목포FC전에 선발 출전한 강릉시민축구단 주장 박선주는 전반 34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친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다친 박선주는 경기장 위에서 6분 정도 지혈과 응급치료를 받은 뒤 목포 기독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박선주는 구급차가 아닌 별도로 준비된 승합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의식이 있었고 생명이 위독한 수준의 부상이 아니라는 현장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구단에 따르면 박선주는 피부 안쪽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도 보였다고 한다. 최초 이송된 목포 내 병원에서는 박선주 상태를 확인한 후 봉합 수술이 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광주의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구단은 경기장 내 마련된 구급차를 쓰게 해달라고 경기 감독관에게 다시 요청했다. 그러나 경기 감독관은 구급차가 경기장을 이탈할 경우 경기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며 예비용으로 대기하던 일반 승합차 이용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에서는 경기마다 구급차를 최소 2대 배치한다. 그러나 K3 이하 리그에서는 1대만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구급차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사용돼 왔다.
결국 구단이 직접 사설 구급차를 수소문한 끝에 상급병원으로 이동한 박선주는 봉합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박선주의 아내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승합차에는 부상당한 선수를 이송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심지어 뒤늦게 출발한 내가 해당 차량보다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 구급차라면 그렇게 늦어졌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선수의 아내는 SNS에도 “선수 보호보다 경기가 중요한 건지. 사고 후 2시간이 넘어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