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매매 거래 1년새 반토막 수준
지난해 11월 말부터 다섯달째 하락세
피로 누적?…정치 이슈에도 집값 ‘잠잠’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아파트 가격이 다섯달째 하락세인 세종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부동산 급등기에는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하며 외지인들의 투자가 활발했지만,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며 매수 행렬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세종 아파트 매매 319건 중 외지인(세종 외 지역)에 의한 거래는 119건으로 약 37%를 차지했다. 지난해 2월에만 해도 세종 아파트 거래는 692건에 달했고, 외지인 매매도 208건이었는데 1년 새 외지인 매수 거래량이 반 토막 난 셈이다. 다만 전체 거래가 줄어든 탓에 외지인 매수 비율은 1년 전보다 약 7%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수년 전 부동산 불장 때 세종은 외지인들의 투자 열기가 가장 높았던 지역 중 한 곳이었다. 외지인 매수 비율만 보면 2020년 10월엔 32.7% 수준이었는데, 그해 11월 47.5%로 껑충 뛰었다. 2021년 1월에는 절반을 넘어선 50.9%로 치솟기도 했다. 당시 이뤄진 아파트 거래 2건 중 1건은 외지인이 사들인 거래인 셈이다.
세종 집값은 2020년 7월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지며 급등세를 보였고, 외지인 투기수요까지 더해지며 과열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반년가량 급등 양상이 이어졌고, 2020년 세종 지역 아파트 가격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65.7%나 폭등하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되며 그해 5월 셋째주에는 81주 만에 하락전환(-0.1%)한 바 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2021년 7월 넷째주(-0.09%)부터 지난해 3월 둘째주(-0.11%)까지 1년 9개월 가까이 장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3월 셋째주(0.09%)부터 10월 첫째주(0.15%)까지는 7개월 가까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11월 셋째주(-0.02%)부터는 다시 하락전환해 올해 4월 넷째주(-0.23%)까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단지 사이에서 하락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가령 새롬동 ‘새뜸1단지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021년 2월 최고가 9억3000만원(25층)에 팔렸지만 지난해에는 같은 평형 실거래 가격이 5억원대까지 떨어졌고, 올해 3월에도 5억9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지난2021년 최고가 14억원(21층)에 팔렸는데, 올해 3월에는 7억3500만원(12층)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세종 집값 열기가 다시 불붙지 않는 것은 과거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피로감이 누적되고, 대규모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선거 과정에서 국회 세종 이전 등 공약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장 집값을 흔들지 못하고 정치적 이슈 수준으로 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지인들의 투자가 주춤하며 세종 내 아파트 갭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특히 지난달 세종 내 갭투자는 현재까지 6건으로 집계돼, 전체(318건)의 2% 수준에 그친다. 지난 2021년 10월 당시엔 전체 아파트 거래 255건 중 갭투자가 57건으로, 갭투자 비율이 22%까지 치솟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