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음해를 당하는 것도 기가 막힌데 뉴스를 보니까 그걸 의도적으로 찍히기 위해서라고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첩 메모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전날 김 대표의 수첩에 적힌 ‘K, Y. 내가 꼭 밝힌다’는 메모가 사진 촬영으로 보도되며 논란은 불거졌다. 이내 ‘K는 김 대표 본인, Y는 유승민 의원, 청와대 행정관이 문건 유출 사고의 배후로 이들을 지목해 한 말’이라는 설이 돌았다. 당내 계파갈등, 당청갈등의 잔불이 남은 상황에서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결국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갈등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도 황당한 얘기여서 메모했다”라며 특히 ‘고의 노출’ 의혹은 ‘누명’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함 호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업인 가석방에 대해선 “가석방이란 단어를 쓴 적이 없다. 언론 환경에 굉장히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고 개탄했다.
개헌 발언에 대해서도 책임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발언은 사실상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며 “오스트리아 방식이 거론 많이 되고 있다고 얘기했지 제 뜻이라고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질문에 “언론인 여러분들의 상상이 너무 과한 것 같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처럼 거침없는 성토에 대해 역시 할 말은 하는 ‘무대(무성 대장)’다운 화법이란 평가도 있다. 하지만 논란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자세는 ‘무대’답지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수첩 메모 논란과 관련,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에 초기 진화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애초에 ‘누명’을 쓰지 않도록 적극 해명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수첩 고의 노출설은 현실 정치에선 합리적(?) 수준의 의심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잇따른 논란을 두고 ‘배밭에서 갓끈을 고쳐 맨’ 김 대표의 억울함은 클 것이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자리의 무거움을 안다면 ‘하필’ 배밭에서 갓끈을 쓴 책임으로부터 아주 자유로울 수 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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