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업공개 관련 기자간담회
‘상반기 최대어’ 내달 코스피 상장 앞둬
조달자금으로 친환경 개조사업·선박 디지털 고도화
PER 31.5배 기업가치 비교군 고평가 논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사업 고도화와 우수 인력 유치를 통해 단시간 내 회사의 기틀을 확립하여 설립 이후 매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궜다”고 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사후서비스(AM) 전문 회사로 2016년 11월 출범했다. 이후 탈탄소, 디지털화 등 친환경 개조 및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선박 연료 공급)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HD현대가 건조한 선박 및 선박 기자재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유일한 AS 사업자다.
2017년 매출은 2403억원을 기록, 이후 연평균 35%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1조4305억원을 올렸다. 2019년 영업이익 1085억원을 올린 뒤 2020년(1566억원), 2021년(1130억원), 2022년(1420억원), 2023년(2015억원)을 기록했다. 핵심인 선박 AM 사업은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매출액은 6069억 원으로, 출범 초와 비교하면 약 2.5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해외 매출액은 2019년 약 4400억 원에서 2023년 약 9900억 원으로 연평균 약22% 성장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본지출은 61억원에서 26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매출액은 같은 기간 1조 877억 원에서 1조 4305억원으로 약 31.5% 증가했다. 이 대표는 적은 자본지출(CAPEX)로도 높은 성장세라고 짚었다. 핵심 사업인 AM 부문 매출액 대비 이자 및 세전 이익(EBIT) 마진율은 지난해 23.8%를 기록했다. EBIT 마진율은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일반적으로는 소프트웨어나 첨단 기술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연구개발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선박 AM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친환경 개조사업의 역량 확대와 선박 디지털 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IPO는 KB증권과 UBS, JP모건 등 3개 회사가 대표 주관을 맡았다. 희망 공모가액 범위는 7만3300~8만3400원, 공모 규모는 6524억~7423억원이다. 상장 뒤 시가총액은 3조2582억~3조7071억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수요예측(4월 16~22일)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달 25~26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일은 다음 달 9일로 예정됐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기업가치 평가 기준인 비교종목 적정성이 지적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다. 주관사단은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지배주주 순이익 1511억원에 유사기업 4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계산한 뒤 할인율 21.4~30.9%를 부여했다. PER은 31.5배다.
기업가치 비교군으로 HD한국조선해양과 스웨덴의 알파 라발,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핀란드의 바르질라 등 4곳이다. 다만 비교군 기업들이 HD현대마린솔루션처럼 선박 AM 사업만 하는 기업이 아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 매출 비중이 80%를 넘고 해외 3개사는 에너지·식품, 수자원·국방 및 항공 등 다른 분야 사업도 하고 있다. 이들의 AM 매출 비중은 30~48%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1조7000억원이었던 기업가치가 공모가 밴드 적용시 최대 3조7000억원 수준으로 2배 이상 높아지면서 고평가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