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달반 남은 21대 임기 내 통과 추진

박주민 “내부적 논의, 5월 2일 처리하잔 것”

총선 압승 후 정국 주도권, 대여 공세 포석

계획대로 통과시 대통령실 겨누는 특검 국면

통과 안 돼도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 가능

안철수 등 여권 인사 찬성도 부담 더는 요인

또다시 특검정국…野 ‘채상병 특검법’ 21대 국회서 추진하는 까닭[이런정치]
지난 2월 29일 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4·10 총선에서 ‘압승’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이 한 달 반 남짓 남은 21대 국회 임기 내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고 나섰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계획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통과되는대로 여당을 압박할 수 있고, 설령 21대 국회 내에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22대 국회 개원 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공세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채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일정은 5월 2일에 처리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우리당만의 결심으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의장이라든지 또는 여당과의 협의가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오늘부터 여당 등과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을 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법으로 불리는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10월 야당 의결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이달 3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이 법안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활동 중 해병대 채모 상병이 순직한 사안과 관련, 순직 사건 자체 진상규명 및 이에 대한 지난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사건 발생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도피성 출국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부분은 박 의원 대표 발의로 별도 특검법안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진행자가 이 내용을 채상병 특검법에 흡수해서 단일안으로 처리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박 의원은 “보통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던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왔을 때는 그동안의 사정 변경을 반영하는 수정안을 내서 수정안 표결 방식으로 내용의 일부를 수정하는 경우들이 많았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처리가 되는 상황이 되면 그동안 발생했던 상황들 중 꼭 반영해야 될 내용들을 추려가지고 반영하는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민주당이 21대 국회 내 처리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총선 후 정국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례 의석을 포함해 175석을 확보하면서 총선 압승 평가를 받고 있는 터라, 현안에 대한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면서 대여 공세를 넓혀 가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21대 국회 내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겨누면서, 상황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까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특검 수사가 이뤄지는 셈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부여당을 압박할 수 있다. 특검법안 중 수사 범위와 대상 부분에서 수사 진척 정도에 따라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가능하게 구성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게 구성을 해놨다”며 “원칙적으로 가장 투명하고 가장 명확하게 진상이 규명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령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법안이 폐기되더라도 민주당은 공세를 이어가면서 22대 국회 개원 후 다시 추진할 수 있어, 법안 통과에 대한 ‘압박감’이 현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특검법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히고 나선 여당 인사들이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법안 추진 부담을 덜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