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항공 수요 비수기 맞춰서
항공업계는 ‘골프시장 집중’ 추세
정부 ‘그린피 인하’ 시도…“효과 미비”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항공업계가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2분기(4~6월)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골프 여행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서 골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최근 국내 필드 이용료까지 인상되자 소비자들의 니즈 공략에 나선 것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종 마케팅을 통해 해외 골프 시장과의 연관성을 높이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골프선수 리디아 고에 대한 ‘엑설런스 프로그램 후원 협약식’을 열고, 향후 1년 간 리디아 고가 국제 대회 출전 및 전지훈련 시 프레스티지 항공권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지난 1월에도 KLPGA 투어 상금 1위에 올랐던 골프선수 박민지를 후원한 데 이은 추가 후원이다. 에어서울도 KLPGA 골퍼 김나영과 박혜준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동시에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한항공 한진관광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국내 및 해외 고급 호텔과 리조트 투어 상품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경우가 베트남 고산도시 달랏으로 향하는 골프 패키지 상품이었다.
골프 여행객을 대상으로 위탁 수화물 요금을 할인해 주는 예도 있다. 제주항공은 ‘골프 멤버십’을 통해서 골프 캐디백, 보스턴백과 같은 골프용품을 25kg까지 1년간 추가 수하물 요금 없이 무료로 운송해 주고 있다. 이벤트 기간 상품을 살 경우에는 이용 요금 1만원씩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티웨이도 티웨이플러스 서비스를 구독할 경우, 해외로 나가는 수하물을 할인해 주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비수기인 2분기에는 항공권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기 때문에 저렴한데, 현지에서 골프를 치면 라운딩 비용 등이 저렴하다”면서 “우리보다 골프 요금이 저렴한 일본, 또는 동남아로 골프 여행을 가는 손님이 많아 항공사들의 프로모션 혜택도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LCC(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동남아로 노선을 확대하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항공 업계의 골프 시장 공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제주항공은 중국노선, 이스타항공은 치앙마이, 에어부산은 보홀에 신규취항했다. 이곳들은 국내보다 골프 이용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요나고 공항에서는 국내 여행객들이 많게는 20~30% 비중으로 골프백을 들고 방문하고 있다”면서 “골프 수요가 늘면서 항공권 구매 고객 대상 일일 골프 클래스라든지 골프 여행 연계 상품 구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도 “지난해 한 해 골프멤버십 가입자 숫자가 월평균 27.3%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서비스 프로그램의 이용도가 늘고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최근 1년 이내(2022년 11월 이후) 필드 라운딩 경험이 1회 이상인 만 20~59세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2024 골프 산업 기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23년 필드 골프장 라운딩 횟수는 지난 2022년 대비 소폭 증가(8.75회→10.01회)했지만, 동시에 국내 필드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졌다는 응답은 82.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수요가 늘어났지만, 그만큼 이용료가 비싸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그린피 인하를 시도하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 경기도와 충청도 등 서울 인근 주요 골프장들은 그린피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