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수산물 중 6개 생산자물가 1년만에 20.0% 이상 폭등
조개(77.8%)·새우(43.7%)·물오징어(34.2%)·김(25.1%)
생산단계 물가 오르면서 관련 시장·외식물가 또 인플레 우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21개 수산물 중 6개 품목의 생산자물가가 1년 사이 20.0%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럭 등은 상승률이 2배에 육박했다. 간신히 안정세를 되찾은 수산물과 생선회 등 관련 외식 소비자물가가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ECOS) 품목별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월 우럭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8.5% 급등했다. 조개(77.8%), 새우(43.7%), 냉동오징어(36.9%), 물오징어(34.2%), 김(25.1%)도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생산자물가가 집계되는 수산물 중 30.0% 가량이 20.0% 이상 폭등한 것이다. 전체 수산물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9.8%를 기록했다.
수산물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수산물 소비자물가도 따라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2월 기준으로 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로 1.8%를 기록했다. 물가안정목표치(2.0%)를 하회하는 안정적 흐름이다. 그러나 생산단계의 물가를 잡지 못하면 결국 시장물가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 당장 3~4월 소비자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개(0.1%), 새우(0.7%), 김(3.1%) 등은 생산자물가가 상당히 뛰었음에도 소비자물가가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았다. 외식물가도 마찬가지다. 2월 전년동월비 생선초밥, 생선회(외식) 물가는 각각 1.9%, 3.3%에 불과하다.
과일·채소 가격 폭등에 이어 수산물까지 오름세가 본격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는 더 어려워진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지금까지는 농산물 물가가 주도했다. 농산물 물가는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 끌어올렸다. 사과가 71.0% 올랐고, 귤도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78.1% 껑충 뛰었다. 신선채소는 12.3% 상승했다. 여기에 수산물까지 추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면 3.0%대 고물가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3월이 수산물 물가 안정 ‘골든타임(적기)’라고 보고 지원에 나섰다. 할인 정책을 확대하고, 비축물량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3∼4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284억원), 마트·온라인몰 할인행사(200억원),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 20% 할인 발급(16억원) 등 할인지원 예산 500억원을 투입한다. 공급이 부족한 오징어는 다음 달 원양산 물량의 국내 공급이 시작되기 전까지 정부 비축 물량 400톤과 민간 유통업체가 보유한 200톤 등 모두 600톤을 이달 중 공급한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앞서 “수급 상황을 감안했을 때 3월이 올해 수산물 물가 관리의 골든타임”이라며 “물가 안정세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3월에 할인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정부 비축 물량도 할인 방출하는 등 수산물 물가 관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