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타임월드·광교점 명품·팝업 강화
신세계百은 센텀시티 영패션 전문관 재단장
롯데, 수원점 10년 만에 대대적 리뉴얼
현대, 판교·중동 등 수도권 중심 재단장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백화점들이 지방 점포를 잇달아 재개장하며 내실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최근 서울 외 수도권과 지방 점포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먼저 갤러리아백화점 대전 타임월드점에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롤렉스(Rolex)가 15일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재단장 이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영국 장신구 브랜드 그라프(Graff)도 5월 타임월드 1층에 문을 연다. ‘팝업(임시매장)’ 전용공간도 강화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에도 이달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이 문을 열었다. 2월에는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팝업이 들어섰다. 팝업을 위해 1층 안내데스크도 없앴다. 로봇, 인공지능(AI) 미디어 등 미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부산 센텀시티에서 ‘영패션 전문관’을 재단장하고, K-패션 브랜드를 대거 선보였다. 지하 2층에 2700평 규모로 조성한 ‘하이퍼 그라운드’에는 전체 47개 브랜드 중 20여 개를 지역 단독 브랜드로 채웠다. 개장 이후 1년간 하이퍼 그라운드 방문객을 분석한 결과 2030세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48.1%였다. 하이퍼 그라운드의 2030세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신장률(115%)을 웃도는 수치다.
신세계 경기점도 2020년부터 올 1월까지 전체 매장 면적의 90%를 재단장했다. 새로운 브랜드와 매장을 대거 들여왔고, 쇼핑 공간을 약 1300평 확장했다. 8월에는 강남에 이어 대구신세계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개장한다.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대대적으로 재단장하고 있다. 2014년 개점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수원점 4~6층에는 아웃도어, 키즈(아동), 남성패션 상품군 매장을 선보였다. 뉴발란스키즈 등 키즈메가샵도 상권 최초로 선보였다. 올 초에는 1층 주얼리, 3층 여성패션 브랜드 약 30개 브랜드를 새로 출시했고, 2월 중순에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방 중소형점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중소형점 TF는 지방 백화점 10개 매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과 중동점 등 수도권 점포에 집중하고 있다. 판교점은 올해 로로피아나·로저비비에 등 10여 개의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다. 중동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하 1층 식품관을 재단장해 10월 선보인다. ‘아트테인먼트(예술+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판교점에서는 5월 19일까지 대형 조각예술 작가 캔 캘러의 ‘가든 오브 드림스(Garden of Dreams)’를 전시한다.
백화점이 서울 외 지역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건 명품 브랜드 강화와 팝업 F&B(식음료) 등을 중심으로 점포들을 재단장해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 속에서 고객 전략을 더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소매시장은 작년 대비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률은 2021년 7.5%, 2022년 3.7%, 2023년(9월 누적) 2.9% 등 계속 하락세다. 백화점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업태별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백화점은 작년 1월 17.3%에서 올 1월 16.1%로 1.2%포인트(P)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백화점들은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주요 점포에서 효과를 확인한 만큼 같은 전략을 전국 점포에 적용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강남점에 디저트관 스위트 파크를 공개한 뒤 한 달간 강남점 전체 매출이 30% 올랐다. 13개 전 점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2월 인천점 식품관을 ‘푸드 에비뉴’로 재개장한 뒤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이 230만 명을 돌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들의 점포 확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현재 운영 중인 점포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며 “명품 강화, 팝업, F&B(식음료) 등 기존 주요 점포들에서 효과가 입증된 방향으로 지방 점포들을 재단장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