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PS 437만2618주 발행으로 2300억원 조달…“現 주주 가치 훼손 無” 강조
주총서 오익근 대표 3연임 확정…‘오너 3세’ 양홍석 부회장도 사내이사 재선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이란 마지막 조건까지 충족하며 국내 10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이란 목표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 강하게 분 세대교체 바람에도 불구하고 3연임을 확정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의 노련함과 오너 일가 3세로서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의 조화가 대신증권을 종투사 진입을 넘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전날 상환전환우선주(RCPS) 437만2618주를 발행해 운영자금 230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배정 대상자는 골든씨제삼차, 신한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산은캐피탈 등이다.
RCPS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며, 발행 후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대신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 주주들의 가치 훼손 없이 자본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RCPS는 특정 조건에서만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종합금융투자서업자(종투사) 지정을 준비하는 대신증권은 이를 통해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는 요건인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게 됐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도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할 수 있게 된다. 자본시장에서의 활동 범위가 대폭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종투사 지정 신청이 바로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서 업계에선 대신증권이 늦어도 4월에는 종투사를 신청, 창립기념일인 6월 20일 전에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신청 시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 이슈를 고려해 안정적으로 자기자본이 확충된 것을 확인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안정적으로 다져가며 진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내부에선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또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추진 중이던 본사 사옥 매각은 유상 증자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과의 사옥 매각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NH아문디자산운용을 포함한 여러 회사에 투자설명서를 전달하고 본격적인 재매각 작업에 시동을 건 상태다.
대신증권의 도약은 오 대표이사가 계속 진두지휘하게 된다.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연 대신증권은 오 대표이사의 연임안을 확정했다. 주총에선 ‘3세 경영’에 본격 나서고 있는 양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 대표는 40년 가까이 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원조 대신맨’”이라며 “안정적 리더십을 보인 데다 오너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도약 작업의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한 대신증권이 종투사 진입을 넘어 초대형 IB로 도약한다는 구상까지도 현실화할 수 있을지 여부에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올해 내부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올해 전략목표는 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 IB로 진출”이라 강조한 바 있다. 초대형 IB 인가 기준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