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한 실적에 주주환원 정책 효과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후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고공행진을 펼친 기아가 18일 '형님' 격인 현대차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아는 전 거래일 대비 2.40% 오른 12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51조4616억원으로 상위 5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0.41% 하락한 24만20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시가총액 51조2963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15일만 해도 현대차가 5위, 기아가 6위였는데 두 형제가 자리를 맞바꾼 셈이다.
두 종목은 지난 1월 이후 펼쳐진 저PBR 장세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면서도 주주환원 기대가 높은 종목으로 손꼽히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 연말만 해도 시가총액이 39조원가량으로 시총 7위였던 기아는 올해 들어 시총을 12조원 넘게 불렸고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된 지난 1월에도 현대차를 추월한 적이 있다.
기아 주가의 무서운 기세는 현대차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알찬 실적을 내면서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보면 현대차는 9.3%였고 기아는 11.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결산 배당금으로 각각 8400원, 5400원을 책정했는데, 결산 배당만 놓고 보면 주가 대비 기아의 배당률이 더 높다.
또 기아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힌 반면 현대차는 이미 보유 중인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두 종목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비슷한 모양의 상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재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완화 가능성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아직 남아있다"며 "다만 두 회사의 올해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은 글로벌 경쟁사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고 도요타 다음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