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자 물색·분리매각 논의 차일피일

총선 기대감 업고 국면 전환 기대

일회성 관심에 그친다는 지적도

잠재매물 꼬리표 뗄까…LCC 둘러싼 동상이몽 [투자360]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랜 기간 잠재매물로 언급되던 저비용항공사(LCC) 인수·합병(M&A)에 훈풍이 불어올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표심을 등에 업고 군불만 지피다가 금방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플라이강원 회생기획안 제출기간 연기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안 제출기간이 내달 5일까지로 연장돼 인수자 물색을 위한 시간을 재차 확보하게 됐다. 매각주관은 삼일PwC가 맡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삼고 있는 LCC다. 2019년 3월 운항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로 하늘길이 막히자 경영난에 허덕였다. 결국 지난해 5월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최근까지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앞서 진행된 제1·2차 공개경쟁입찰에서 플라이강원은 적합한 인수자를 만나지 못했다. 국내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가 잠재 원매자로 거론됐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이에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플라이강원 살리기에 나섰다. 강원도는 양양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조성 등 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해 지역거점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지역사회의 염원과는 달리 투자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 원매자 물색에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효력상실된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하는데 인수자의 노력이 필요한데다가, 리스사에 반납한 항공기 재도입 등 운항 재개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양양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까지 집행해 화물터미널을 건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운항하던 플라이강원을 살리려 했다”며 “플라이강원 정상화에 대한 지역사회 소망에도 불구하고 적합한 인수자를 찾기까지 난관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원하는 시장 수요 또한 여전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가 탄생하면 인천·김포 중심 LCC 재편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지역균형발전 논리에 입각해 에어부산을 분리해줄 것을 요청해 여론에 화답하는 형태로 총선발(發) 표심 달래기 매물이 나올지 여부에 자문업계와 PEF 운용사 등 시장 관계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 경남권에서는 2029년 개항을 앞둔 가덕신공항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해국제공항이 에어부산의 높은 여객 점유율을 기반으로 성장했듯, 에어부산이 가덕신공항을 모기지로 삼는다면 항공 수요에 힘입어 가덕신공항이 지역경제 활성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진에어를 주축으로 통합 LCC가 탄생한다면 에어부산에 거는 기대가 무색해진다. 본사가 인천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 부산 지역거점 항공사 역할이 퇴색될 수 있어서다. 때문에 부산 정재계와 시민단체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이해당사자의 시선은 정치권으로 옮겨갔지만 여여가 앞다퉈 표밭 다지기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공약 채택 등 적극적 논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잠재매물로 남아있던 지역 거점 LCC에 대한 국면 전환 기대감이 생겼다”며 “다만 인수자 물색 혹은 분리매각 논의가 무르익지는 않아 일회성 관심에 그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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