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로또’ 3가구 풀려
‘흑석자이’ 제치고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 기록하나
[헤럴드경제=박로명·서영상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 3가구의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왔다. 2020년 최초 분양가로 공급돼 최대 20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80만명이 몰린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을 제치고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오는 26일 전용 34A㎡, 59A㎡, 132A㎡ 3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분양가는 전용 34A㎡ 6억5681만원, 전용 59A㎡ 12억9078만원, 전용 132A㎡ 21억9238만원이다.
이번 무순위 청약에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첨일이 모두 같아, 3개의 평형 중 한 개만 신청할 수 있다. 한 가구에서 부부 따로 신청이 가능하지만 극히 드문 확률로 한 가구에서 두 명의 당첨자가 나오는 경우 재당첨 제한으로 모두 부적격 처리된다.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무순위 청약은 만 19세 이상이면 거주지와 주택 소유 여부, 청약통장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 가구주가 아닌 가구원도 청약할 수 있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도 가능해 곧바로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청약 당시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전세를 내놓으면 집값 대부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다.
전용 59㎡는 가장 최근 거래인 지난해 12월에 22억198만원(28층)에 손바뀜했다. 전용 132㎡는 지난달 49억원(24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시세와 분양가가 최대 20억원 이상 차이가 나 ‘로또 청약’ 단지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청약에 앞서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발표일과 계약일, 잔금 처리일까지 기한이 짧아 자금조달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계약일인 다음달 8일 납부해야 하고, 나머지 잔금은 6월 7일까지 내야 한다.
아직 강남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은 건물은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자금 사정이 넉넉한 경우 전용 132㎡를 노려보는 것을 추천했다. 큰 시세차익 때문이다. 분양 가격이 22억6000만원 수준이지만 최근 49억원까지 실거래가 된 만큼 약 26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만약 매도를 원하는 경우에는 2년간 전세를 내준 뒤 이후에만 팔면 세금을 떼고서도 많게는 1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1년 이내 양도 시 77%, 1년 이상 2년 이내 양도 시 66%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만 2년이 넘으면 일반 과세 표준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내게 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에 따르면 132㎡를 약 분양가에 사서 2년 후 49억원에 매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는 대략적으로 9억5000만원이, 59㎡를 분양받아 2년 후 최근 시세인 22억원 파는 경우에는 2억4500만원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취득세를 감안해도 무주택자 또는 일시적 2주택자가 2년 후 집을 매도하는 경우 132㎡는 약 17억원을, 59㎡는 약 6억50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34㎡(140동·3층)와 59㎡(151동·4층)가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자동차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132㎡(162동·2층)는 안쪽 어린이 집 근처에 위치해 더 선호하는 동”이라면서 “물어오는 손님들에게 당첨확률은 낮지만 재미 삼아 132㎡를 청약 해보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하지만 132㎡의 가격이 일반 서민들이 접근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인 만큼 전용 59㎡가 경쟁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59㎡가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평수인 데다 132㎡에 비해 전세가격의 등락 폭도 작아 당첨됐을 때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기도 쉽기 때문이다.
다른 부동산 대표는 “최근 들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줄어들며 다시 소형평형들이 떠오르고 있고 59㎡에서 4인 가구가 살기에도 충분하다”면서 “전세를 맞추기에도 59㎡가 낫다. 132㎡의 경우 잔금 납부 일정인 계약 후 3개월 안에 전세를 맞추기 위해서는 입주장이고, 아랫집이 있는 2층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현 시세보다 2~3억원은 저렴하게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인근 부동산들에 따르면 전용 59㎡의 전세가격은 약10억원, 132㎡의 전세가격은 20억원 내외 수준이다. 즉 59㎡분양가격인 13억2000만원에 사 10억원에 전세를 내놓는 경우 약 3억원의 자기 자금이 필요하지만 132㎡는 22억 6000만원에 사서 전세 17억원을 맞춘다고 가정하면 취득세를 포함해 약 6억원에 가까운 돈을 미리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