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박진·이원모 ‘수도권 험지 재배치’ 가닥

“경쟁력 있는 후보 없는 지역으로 가주셨으면”

고양갑·을-경기 구리·하남 등 전략지역 거론

TK 물갈이도 시동…“자연스럽게 경선 교체”

지지율 상승 부른 ‘조용한 공천’ 가능할까

與 정치1번지에 최재형…‘부산 무주공산’엔 장제원 측근·영입인재 공천
정영환(오른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22대 총선 지역구 133곳에 대한 공천을 완료한 국민의힘이 미발표 선거구에 대한 ‘인력 재배치’ 및 현역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컷오프(공천 배제)’ 작업에 나선다. 재배치 대상을 다선 중진으로 국한하지 않으면서 전국 선거구 곳곳이 사정권에 들 전망이다. 당 내에서는 “진짜 공천은 이제 시작”이란 평가와 함께, 잡음 차단에 주력해 온 ‘조용한 공천’이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승세를 탄 지지율 역시 남은 공천 작업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서울 강남을에 도전장을 던진 4선 현역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대표적인 재배치 대상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두 사람과 관련해 “대략 이런 곳에 출마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지역들이 있다”며 “그 분들이 최종 수용할지 여부만 확인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며 사실상 이들의 ‘수도권 험지 우선추천(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놨다. 앞서 서병수(5선)·김태호(3선)·조해진(3선) 의원도 험지 차출 요구를 수용하며 각기 ‘낙동강 벨트’의 북·강서갑, 양산을, 김해을로 우선추천됐다. 장 사무총장은 “현재로서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는 지역으로 가주셨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의 재배치와 함께 ‘정치 1번지’ 종로도 사실상 재배치 지역으로 분류된 상태다. 박 전 장관이 과거 3선에 성공한 종로에 차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현역인 최재형(초선) 의원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공석이 된 강남을과 현역인 태영호 의원이 구로을로 향한 강남갑도 우선추천 대상 지역으로 분류된다. 발표가 보류된 고양 갑·을과 ‘서울 편입’ 정책과 연관 있는 경기 구리·하남 등도 마찬가지다. 전·현직 의원 3명이 경쟁하는 중성동을 역시 재배치 선거구로 꼽힌다.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추경호(재선·대구 달성군) 이만희(재선·경북 영천-청도) 정희용(초선·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을 제외하고 발표가 대부분 보류된 대구·경북(TK) 지역은 남은 공천의 ‘화약고’가 될 전망이다. 초선의 홍석준 의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맞붙는 대구 달서갑, 재선의 송언석 의원과 대통령실 출신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경쟁하는 경북 김천, 초선의 김영식 의원과 대통령실 출신의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한 구미을 등이 대표적이다. 장 사무총장은 “(현역 교체지수) 하위 10~30%는 컷오프와 감산이 있고, 정치신인은 가점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경선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현역의원 중 교체되는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남은 공천 잡음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총선 판세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국민의힘 공관위는 대통령실 출신 인사를 포함해 내부 반발이 예상되는 민감 선거구를 대부분 경선에 붙이며 ‘조용한 공천’에 주력해 왔고, 이는 계파 간 갈등이 본격화된 더불어민주당과 대비되며 정당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당 공천 작업이 진행 중이던 13~15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 한국갤럽 조사 결과 국민의힘(37%)은 민주당(31%)을 앞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5~16일 CBS 노컷뉴스 의뢰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의힘(44.3%)은 민주당(37.2%)을 오차범위 밖에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