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경 한국부동산원 청약운영부장 인터뷰
공공주택 청약은 통장 ‘납입인정금액’ 중요
월 2만원 보다 10만원씩 납입이 유리
올해 일반분양 쏟아지는 강남3구 주목할 만
[헤럴드경제=고은결·신혜원 기자] “공공주택 청약은 통장 납입인정금액으로 승부를 가르는 게임이에요. 언제든 내가 필요로 할 때 좋은 지역에서 당첨 우선권을 가지려면 매달 10만원씩 적금 붓는다는 생각으로 납입하면 크게 도움될 겁니다.”
월 2만원 vs 월 10만원. 청약통장을 만들고 매달 얼마를 납부할 지는 예비 청약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주제다. 민영주택의 경우 통장 보유기간을 기준으로 보는 만큼 최소 납입금액인 2만원만 납부해도 된다는 의견과 납입금액을 보는 공공주택까지 기회를 넓히기 위해 최대 인정금액인 10만원을 내야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린다. 청약 전문가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정말 어려운 여건이 아니라면 10만원을 넣으라’고 조언한다.
9일 헤럴드경제 투자·재테크 전문 콘텐츠 부동산360 유튜브 채널에서 주문경 한국부동산원 청약운영부장을 만나 청약통장 납입액 및 지역·세대별 청약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청약통장에 매달 10만원 납입하는 것을 추천한 주 부장은 “민영주택은 가점제 항목으로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통장 가입기간을 본다. 가입기간은 통장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며 “납입금액을 보는 공공주택은 ‘매달 최대 10만원씩 꾸준히 오랜기간 납입했는지’가 관건이다. 금액이 높은 순대로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10만원 납입 통장을)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반분양 쏟아지는 ‘강남3구’ 주목…거주지 인근 지역부터 살펴라
이렇게 매달 차곡차곡 일정금액을 납입한 청약통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어느 지역 어느 단지에 통장을 사용할지도 예비 청약자들 입장에선 큰 고민거리다. 주 부장은 ‘내집마련’ 목적을 전제로 올해 예비 청약자들이 주목할 만한 지역으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은 모두에게 좋은 지역은 없다. 나와 우리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고 직장과의 거리 등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자산”이라면서도 “주목할 단지를 꼽아본다면 강남3구가 2020년도 이후 거의 5년 만에 재건축 일반분양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3구에서 공급 예정인 분양물량은 약 1만8792가구(16개 단지)로 2020년~2023년 4년치 물량(8개 단지·5745가구)보다 3배 넘게 많다. 이번주 청약 접수를 받은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를 비롯해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방배동 ‘아크로리츠카운티’·‘디에이치방배’,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 굵직한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 부장은 “올해 (강남3구에서) 공급되는 재건축 일반분양 단지의 특징은 1980년대 지어진 대단지들이라 핵심 입지인데도 단지 규모가 크다는 것”이라며 “이런 지역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기 때문에 ‘청약 해보세요’라고 말씀은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납부 여력은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무조건 ‘로또단지’만 좇기보다는 현재 거주 중인 곳 인근 지역들부터 살펴보라고 전했다. 주 부장은 “완전히 모르는 지역에 이사를 갈 일도 잘 없고 투자를 한다고 해도 그런 지역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며 “살고 있는 지역 근처부터 모니터링을 하는 게 중요하고 나에게 적합한 유형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안전한 청약생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사정 넉넉치 않다면 대체지 찾아야…수도권 택지지구 등
물가 상승, 원자잿값 인상 영향으로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10억원을 웃도는 단지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은 예비 청약자들에겐 부담이 큰 금액이다. 주 부장은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을 목표로 하지만 높은 분양가에 청약 접수를 고민하는 예비 청약자들은 대체지를 찾으라 조언한다.
주 부장은 “인기 단지들은 국민평형 기준 이미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었고 인천이나 경기도에서도 10억원이 넘는 곳들이 꽤 있다”며 “청약은 일반적인 아파트 매수보다 (자금 납부) 기간이 훨씬 길지만 10억원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가격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납부 여력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고 상처뿐인 당첨”이라며 “요즘 반사이익을 얻는 지역들이 있는데 이런 대체지를 찾아보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평택국제도시, 화성동탄,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를 예시로 들었다. 주 부장은 “대규모 택지는 도시계획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고 교육여건이나 생활여건도 좋은 편”이라며 “물론 기본 인프라가 조성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은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민영주택 대비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주택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주택은) 분양가가 보통 시세의 70%선에서 결정된다”며 “공공택지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저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되는 주택은 실거주 의무 기간이 있어 거주가 어려우신 분들은 신중하게 신청해야 한다”며 “단점은 민영주택보다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홈 ‘공고단지 청약 연습’·‘청약알리미’ 활용해 볼만
아울러 주 부장은 청약에 갓 입문한 초보자들에게 청약홈의 ‘공고단지 청약 연습’, ‘청약알리미’ 서비스를 이용해볼 것을 추천했다.
그는 “청약이 참 좋은 제도지만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다”며 “공고단지 청약 연습 기능은 청약 공고가 올라오면 접수 전날까지 실제 그 단지의 공고일 기준으로 청약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이걸 해보면 ‘내가 이것 때문에 자격이 안 되는구나’ 이런 걸 미리 알 수 있다”고 했다.
주 부장은 또 “청약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관심있는 지역, 특정 단지 등 공고가 뜨면 문자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두 가지 기능만 알아도 청약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예비 배우자가 1주택자인 경우 청약통장 해지를 고민하는 다수의 주택 수요자에게는 ‘무조건 청약통장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주 부장은 “비규제지역은 1주택자도 가점제로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며 “그리고 추첨제 비율이 높아져 가점제에서 떨어져도 기회가 있기 때문에 통장을 갖고 있는 게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