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시총 95조원
코스피 3위 LG엔솔 추월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돌파할지 관심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시총 6위와, 7위를 기록 중이지만 두 기업의 시총을 합할 경우 95조원 가량 된다. 이미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약 90조원)을 넘어섰고 2위인 SK하이닉스(약 97조원)도 맹추격 중이다.
2일 오전 9시 42분 현재 코스피에서 현대차 주가는 21만5000원에서 거래 중이다. 전일 대비 3% 넘게 오르고 있다. 기아는 이보다 더 높은 4%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11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현대차의 시총은 49조5377억원이고 기아는 45조5369억원으로 둘을 합하면 95조746억원이 된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 넘게 증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6조원을 돌파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15조원을 처음 넘어섰고, 기아는 11.6%에 달하는 첫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자랑했다.
현대차는 지난주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종전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 매출(142조1515억원)과 영업이익(9조8249억원)보다 각각 14.4%, 54.0%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매출 160조원 돌파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9.3%로 나타났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의 실적을 공시했다. 종전 최대 실적인 2022년 매출(86조5590억원)과 영업이익(7조2331억원)에서 각각 15.3%, 60.5% 상승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62조4720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에 세웠던 합산 최고 매출(228조7천105억원)보다는 14.8%, 합산 영업이익(17조580억원)보다는 56.7%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 속에 친환경차,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량 증가가 꼽힌다. 실제 기아의 경우 하이브리드차(HEV)는 전년 대비 20.8% 증가한 30만6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는 15.5% 늘어난 8만8000대 판매됐다. 전기차(EV)도 15.3% 증가한 18만2000대 팔렸다. 그 결과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9.1%로 상승했다. 여기에다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이 더해져 현대차·기아 모두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1월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8% 증가한 31만5555대를 판매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달 국내에서 4만9810대, 해외에서 26만5745대를 각각 팔았다. 작년 1월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3.3%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2.8% 늘었다.
국내 시장 판매실적을 모델별로 보면 세단의 경우 그랜저 3635대, 쏘나타 496대, 아반떼 4438대 등 총 8573대를 팔았다. 레저용 차량(RV)은 팰리세이드 1741대, 싼타페 8016대, 투싼 5152대, 코나 1976대, 캐스퍼 3006대 등 모두 2만255대 판매됐다.
상용차 부문에서는 포터 4927대, 스타리아 2996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중대형 버스와 트럭 판매량은 1710대였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3494대, GV80 4596대, GV70 2232대 등 1만1349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