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2차전지 ETF ‘줍줍’…인버스 ETF는 대거 순매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새해 들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2차전지에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업황 둔화 우려가 새해 들어 이어진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9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중 하락률이 가장 큰 ETF는 ‘TIGER 2차전지 TOP10 레버리지’로 28% 하락했다.
이 ETF는 ‘KRX 2차전지 TOP10 지수’의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을 담고 있다.
이어 중국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 레버리지가 25% 내리며 하락률 2위를, LG화학과 금양 등 2차전지 종목을 담고 있는 TIGER 200에너지화학 레버리지가 23% 하락해 3위를 각각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2차전지산업 레버리지(-23%)와 ACE 포스코그룹포커스(-19%)도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새해 들어 2차전지 종목 주가가 급락하면서 하락률 상위 10개 ETF 중 4개가 2차전지 종목에 투자하는 ETF로 나타났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테슬라가 중국과 독일에서 가격 인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국내 2차전지 섹터 내 전반적인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19일까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16.5%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6.8%)과 코스닥지수 하락률(2.7%)을 크게 웃돌았다.
이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 엘앤에프,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C 등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성하는 대표 기업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지난 18일과 19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이차전지 상승에 ‘베팅’하는 ETF를 대거 사들이는 흐름을 보였다.
개인은 올해 들어 19일까지 TIGER 2차전지TOP10 레버리지를 49억4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ETF와 같은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TIGER 2차전지 TOP10 ETF는 64억4000만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한 개인의 KODEX 2차전지산업 레버리지 순매수 규모는 212억6000만원, KODEX 2차전지산업 순매수 금액은 1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주가가 많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적 관점에서 2차전지나 전기차 산업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2차전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는 대거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19일까지 개인의 KBSTAR 2차전지 TOP10 인버스 순매도 규모는 234억7000만원에 이른다.
이진우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 회복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이차전지 소재 업체가 업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이 있어 셀 업체 대비 타격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