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핵심 공급국…中, 최대 교역국

“경제 압력 가하더라도 국한적일 것”

“반도체 핵심 공급국인데”...中 대만 ‘전면 재제’ 가능할까 [세모금]
대만 자유시보가 14일 1면 톱기사로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의 총통 당선 소식을 실었다. 라이 당선자는 총통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만인들은 행동을 통해 외부 세력의 개입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국의 압박이 어느 수위까지 오를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제적 압박 강화가 가장 유력하지만, 대만 경제와 얽혀있는 중국이 전며적인 제재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에 따르면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 칩의 60% 이상, 첨단 칩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 광범위한 산업에 이용되는 반도체의 핵심 공급국인만큼 전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중국과 대만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만해협은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절반 가량이 통과하는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다.

중국 역시 경제적으로 대만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수출액의 3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수출 품목은 대부분 집적회로, 태양전지, 전자부품이었다. 대만의 수입에서 중국치 차지하는 비중은 20%나 된다. 대만 기업들은 1991~2022년 중국에 총 2030억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심각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 대만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찰리 베스트 로듐그룹 부국장은 “대만과 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세계 전자제품 공급망에서 대만의 수출품과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반도체 핵심 공급국인데”...中 대만 ‘전면 재제’ 가능할까 [세모금]
TSMC 로고 [로이터]

TSMC 같은 대만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중국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며 대만은 중국과 세계 무역 간의 핵심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서 전자부품, 정밀공작기계 등을 수입, 조립해 완성품을 세계 시장에 수출한다.

이처럼 중국 경제가 대만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감안하면 중국이 대만에 대해 대대적인 제재를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베스트 부국장은 “중국이 민진당의 승리에 대해 군사적, 경제적 압력으로 대응할 수도 있지만 자국 경제에 대한 비용을 고려할 때 전면 봉쇄 같은 대대적인 제재 확대 가능성은 낮다”면서 “중국의 조치는 근본적으로 대만의 자치권이나 경제 성장을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앞서 9일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설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5% 감소하고, 대만을 침공할 경우에는 세계 경제가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자국 제조업의 핵심 공급자인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제재한 적이 없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대만 반도체 제재시 중국 경제에 상당한 고통을 줄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한 대응으로 추가 경제 제재가 가해지더라도 국한된 부분에 한해 작은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핵심 공급국인데”...中 대만 ‘전면 재제’ 가능할까 [세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