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중단 등 영향
원정매입 비중도 15개월 만에 가장 적어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거래량이 쪼그라들면서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 외 수도권이나 지방 등 타지역 거주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원정 매입' 비중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기준금리 동결과 대대적인 규제지역 해제, 특례보금자리론 지원 등으로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하며 올해 4월(3191건)부터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섰다. 8월에는 연중 최고인 3858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급매 소화,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부담 심리 등이 작용해 9월 들어 3375건으로 감소한 뒤 9월 말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원) 대출을 중단하면서 10월에는 전월 대비 1000건 이상(31.5%) 감소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받지 않고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구별로 전월 대비 거래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광진구로, 지난 9월 78건에서 10월에는 38건으로 51.3%가 감소했다.
또 서대문구(-46.5%), 송파구(-44.6%), 양천구(-40.3%), 서초구(-41.1%) 등이 40% 이상 줄었다.
거래량이 줄어든 데에는 타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타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1.3%로 작년 7월(21.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축소에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무리하게 집을 사려는 투자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거주자들이 수도권이나 지방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비중도 지난 10월 4.8%를 기록하며 작년 11월(4.7%)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7225건으로 역시 1월(4759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 10월 주택 거래량은 총 4만7799건으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거래 부진은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지속될 분위기여서 아파트값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국과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3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선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 6월 셋째 주(-0.01%) 이후 23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서울 아파트값은 28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