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총 1위 종목 주가 하락

5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공매도 전면금지 전 수준 하회

증권사들, 4분기 실적도 부진 전망

내년 유망종목 선정되기도

“40만원 때 에코프로비엠 2억 사모은 내 손을 어떻게 하고 싶네요”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정부의 공매도 전면금지 발표로 지난 6일 급등했던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소재주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13일에도 하락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00원(2.58%) 떨어진 22만7000원으로 마감됐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공매도 전면금지 후 첫 거래일인 지난 6일 7만원 가까이 올랐다 7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 금지 전 가격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이날 1000원 오른 68만6000원으로 종료됐다. 4거래일 만이지만 소폭이나마 상승 전환됐다.

“40만원 때 에코프로비엠 2억 사모은 내 손을 어떻게 하고 싶네요” [투자360]
에코프로비엠 주가 [네이버증권]

이런 가운데 이날 한 온라인 주식·투자 게시판에는 “에코프로비엠을 산 내 손을 원망하고 싶다”며 “평단(평균매수단가) 40(만원) 500개. 어떻게 하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사람의 진술이 정확하다면 글쓴이는 현재 8650만원 가량의 평가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에 이 게시글에는 ‘1종목에 2억을 박누. 노빠꾸네’, ‘팔지 않으면 손실도 제로. 하지만 나는 팔았지’, ‘국장이 어디 그렇게 합리적으로 돌아가나. 구체적인 밸류에이션은 맨날 하는 거니까 잘하지. 올해 기세 좋다가 동력을 잃어버렸네’, ‘2030년 실적 댕겨온 거 아님?’ 등의 댓글이 달렸다.

“40만원 때 에코프로비엠 2억 사모은 내 손을 어떻게 하고 싶네요” [투자360]
에코프로 본사. [에코프로 제공]

한편,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가 광물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0%가량 급감했다.

에코프로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6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3% 감소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903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전지재료 사업의 제품 판매량은 확대 기조를 유지했지만, 광물 가격이 하락하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9854억원, 영업이익은 4176억원이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매출은 1조8033억원, 영업이익은 4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6% 감소했다.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광물 가격 하락,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3분기 매출 654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미세먼지 저감 사업 중심의 영업활동을 강화하며 매출은 7.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광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4분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원가절감 등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강도 높게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40만원 때 에코프로비엠 2억 사모은 내 손을 어떻게 하고 싶네요” [투자360]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양극재 판매단가 하락으로 4분기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 지난 8일 보고서에서 "3분기 실적은 시상 컨센서스(영업이익 940억원)를 하회했다"며 "삼성SDI, SK온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힘입어 EV용 양극재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15% 증가했으나, 메탈가격 하락에 따른 ASP(평균판매단가) 하락으로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부진 요인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 양극재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0% 하락, 판매량은 3% 감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44만5천원에서 34만원으로 낮추고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으며, KB증권은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내리고 매수 의견은 지켰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요 둔화를 반영해 실적 전망치를 조정했다"며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41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낮추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차분기(4분기) 역시 투입 원재료 가격 약세에 전분기 대비 ASP 10% 하락을 가정한다"며 "최종 고객사들의 연말 재고조정 가능성으로 출하량에 대한 보수적 전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36만원에서 29만원으로 내리고 보유 의견을 고수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1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61% 줄어든 375억원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44만6000원에서 33만7000원으로 낮추고 매수 의견은 지켰다.

“40만원 때 에코프로비엠 2억 사모은 내 손을 어떻게 하고 싶네요” [투자360]
에코프로비엠 오창 본사 [에코프로비엠 자료]

반면, NH투자증권은 내년에는 이차전지주가 수요 회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투자 유망 종목으로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을 제시했다.

주민우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2023년 이차전지는 P(가격)와 Q(출하량)의 부진이 동시에 발생하며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평균 34% 조정됐고, 주가 역시 하반기 들어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의 12개월 선행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가 이차전지 랠리의 시작이었던 2020년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전기차 수요는 캐즘(침투율 16% 부근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수요 둔화)의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침투율 93%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역시 2015년 침투율 17%를 기록한 뒤 2016년 일시적인 둔화를 겪고 2017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4년은 수요 회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그 근거로 리튬 가격의 하락이 20% 이내로 제한돼 양극재와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미국이 내년 1월 1일부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7천500달러를 차량 구매 시 즉시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사실상 보조금이 약 10% 인상되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가 2024년 플랫폼 기반 EV(전기차) 10종을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이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0만원 때 에코프로비엠 2억 사모은 내 손을 어떻게 하고 싶네요”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