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 저축銀·카드와 달리 3분기 순익 30% ↑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투자로 유가증권이익 늘려

이차전지 투자로 대박…신한금융 비이자이익에 숨은 공신 ‘캐피탈’[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신한캐피탈이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로 대박을 터뜨렸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2금융권의 실적이 모두 고꾸라진 가운데 나홀로 실적 성장세여서 특히 눈길을 끈다. 실적 성장의 비결은 투자였다. 다른 은행계열 캐피탈이 충당금을 대거 적립해야 하는 리스·할부금융 사업을 진행한 반면, 신한캐피탈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 포트폴리오를 선별해 막대한 유가증권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한 102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2929억원을 시현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카드 및 저축은행 등 다른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같은 계열사 내에서도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20% 넘게 빠진 4691억원의 누적순익을 기록했으며, 신한저축은행도 순이익이 13.2% 뒷걸음질 쳤다.

신한캐피탈의 이익을 끌어올린 것은 비이자수익이다. 지난 3분기동안 이자수익보다 더 많은 비이자수익을 벌어들였다. 비이자수익 중에서도 유가증권 수익이 26.7% 증가한 4175억원에 달한다. 이자수익은 24% 증가한 4386억원을 시현했다.

신한캐피탈이 유가증권 부문에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요인은 상반기 이차전지를 선봉으로 활황을 맞았던 증권시장에 있다. 신한캐피탈은 운용의 90% 이상을 조합·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고 있는데, 에코프로와 같은 주요 이차전지 기업이 포함된 포트폴리오에 선제적으로 분산투자한 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브릿지론 등의 충당금 요인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상당한 평가이익을 봤다.

일례로 신한캐피탈은 에코프로를 상장 이전부터 펀드를 통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채권 형태로 투자했었는데 상장 이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상당한 처분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케피탈이 에코프로 등을 처분한 때는 7~8월께로 당시 에코프로 주가는 150만원대를 찍으며 신고가를 경신하던 때였다. 이차전지 주식이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적시에 ‘매도 타이밍’을 잡아 유가증권 수익을 끌어올린 셈이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상장 전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상장 이후 매각되는 과정에서 평가이익과 처분손익이 월등하게 많이 났다”며 “2~3년 전부터 시리즈A, 시리즈B 및 프리IPO 단계에서 지분인수 등의 방식으로 투자했던 수익이 올해 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리스·할부와 같은 캐피탈의 본업을 대부분 카드사로 이관하고, 캐피탈은 유가증권과 신기술 투자 사업부문에 집중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신한캐피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캐피탈의 리스와 할부금융의 잔액 비율은 각각 0.74%, 0.03%에 불과한 반면 유가증권 및 신기술 부문 금융잔액 비율은 35.8%를 기록했다. 9월 말 기준 영업자산 역시 신기술사업금융은 3분기만에 24.5% 증가한 반면 리스자산과 할부금융은 각각 45%, 48% 감소했다.

이같은 사업방식이 신한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을 증가시키는 데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의 지난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946억원으로 전년 동기(2216억원) 대비 32.9%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손익이 불안정한 환율 손익에도 불구하고 741억원에서 769억원으로 늘었다.

신한금융은 실적발표에서 “캐피탈은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충당금 감소로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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