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3분기 역대 최대실적 경신
하나은행 누적순익 23% 성장
신한·우리는 3분기 실적 감소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올 3분기 누적 순익과 당해 실적에서 모두 성장세를 이끈 건 KB금융그룹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3분기 당기순익은 줄었지만,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도약하며 높은 누적순익을 기록했다. ‘이자장사’ 비판을 받았던 4대 은행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또 역대 최고치 분기 실적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2조9779억원의 누적순이익을 시현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3분기 당기순익은 9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급감했지만, 비이자이익이 급성장하며 누적순익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의 누적 비이자이익은 1조6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5%나 급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시장변동성을 활용한 유가증권 및 외환 파생 관련 매매익 시현, 신탁·퇴직연금·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개선, 여행수요 회복에 따른 영업점 외환매매익 증가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누적순익과 3분기 당기순익 모두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KB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4조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순익도 1조3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잡인 성장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KB금융그룹 재무총괄임원은 “비이자수익 확대 및 판매관리비 통제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유지 중”이라며 “특히 순수수료이익은 그동안의 그룹 비즈니스 다변화 노력에 힘입어 올해 들어 매 분기 9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엄청난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동반 성장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선제적 충당금 3832억원을 포함한 총 1조 2183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6239억원) 증가한 수치다. KB금융 역시 올해 3분기 쌓은 신용손실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4486억 원이다. 3분기까지 누적 충당금은 1조768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85억 원)의 2.24배에 이른다.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 실적이 퇴보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3조8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3분기 당기순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1조1921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등 영업익은 상승했지만, 판매관리비와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의 3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46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6.7% 늘었으며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또한 1조4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3분기 누적순익이 2조438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8.39% 감소했다.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0.04% 감소한 899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3분기에 발생한 대손비용은 2608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53.1%가량 감소했지만 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1조78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모두 뛰어넘었다. KB국민은행은 전년보다 12% 성장한 2조8554억원을 기록했으며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0.3% 증가한 2조599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누적 순이익이 23.3% 급증하며 2조7664억원을 기록, ‘리딩뱅크’ KB국민은행을 바짝 좇았다. 우리은행은 3.5% 감소해 2조2898억원의 누적순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