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내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7일 리포트를 통해 “장밋빛 낙관보다 다소 차분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시장 반등으로 높아진 기대감과 실제 이익간의 괴리로 인해, 내년 박스피가 연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도한 비관은 아니지만, 낙관에 기반해 마냥 시장의 우상향을 전망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코스피 예상밴드로는 2320~2650포인트를 제시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반등을 시작한 경기선행지수는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1분기쯤 고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내 기업에 대한 이익전망이 다소 낙관적이기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은 시장의 탄력을 자꾸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의 수요와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중국의 소비도 탄력적으로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중호 리서치센터장은 “국내는 정부지출이 제한된 가운데 가계의 디레버리징 리스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더불어 미국의 실질임금 증가율 둔화와 높은 금리의 오랜 기간 유지라는 조합으로 소비와 투자의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회복이 더딘 중국은 올해보다 낮은 성장률에 중국의 대한국 수입비중 감소를 감안하면, G2발 수출 모멘텀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이익 예상치(컨센서스)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반등 기대감 속에 형성돼 있지만, 유가를 변수로 꼽았다. 신 리서치센터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 하강조짐(피크 아웃)과 수요 둔화를 앞둔 데다, 대표적인 비용 변수인 유가가 올라섰다. 2024년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을 가리키는 컨센서스는, 그 가시성이 낮아 보인다”며 “컨센서스 정상화 과정에서 주가가 올라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성장, 퀄리티, 중소형주를 제시했다. 신 센터장은 “기존의 고성장·고금리 또는 저성장·저금리로 양분되는 시장 환경이 아닌, 저성장·중금리라는 낯선 환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컨센서스 하락과 더불어 금리 등의 유동성 환경 개선에 따라 성장주를, 그리고 녹록치 않은 영업환경을 전망함에 따라 고 퀄리티 종목을 선호한다”고 했다.
업종별로는 IT소프트웨어와 건강관리, 그리고 긴 호흡으로 내년 하반기를 바라보며 반도체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