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으로부터 71억원 가로채
9명 구속 84명 불구속 입건
[헤럴드경제=정목희·김빛나 기자] 코인 투자 손실금을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한 후 또 다른 코인을 사게 하는 방식으로 123명에게 총 70억원을 받아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범죄집단조직과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총책 A(35)씨 등 9명을 구속하고 텔레마케터 B(25)씨 등 8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인천과 경기 의정부 등 4곳에 사무실을 차리고 피해자 123명으로부터 7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일당은 과거에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이들의 이름과 휴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텔레그램에서 사들인 뒤 피해자들에게 ‘증권회사 손실 복구팀’이라며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주식이나 코인으로 손해를 입은 분들에게 환불해주고 있다며 코인으로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가치가 없는 해당 코인이 마치 조만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돼 큰 폭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속여 ‘스캠(사기) 코인’을 매수하게 했다.
이후 팀장급 조직원이 실존하는 중견 기업 대표 등을 사칭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재차 접근했고 “보유 중인 코인이 상당한 투자 가치가 있어서 매수 중인데, 고액으로 대량 구매할테니 물량을 맞춰달라”고 거짓말해 피해자로 하여금 코인을 추가 매수하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1000원짜리 코인을 1만원에 산다는 팀장급 조직원의 말을 믿고 텔레마케터에게 다시 연락해 코인을 추가로 샀다.
그러나 코인 거래 예정일이 되자 중소기업 대표를 사칭한 팀장급 조직원은 “교통사고를 당했다”라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입원했다”고 하며 연락을 피했다.
신종 ‘코인 손실보상 사기’ 콜센터 조직은 친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MZ 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들을 조직원으로 모집했다. 조직원들은 손실복구팀 등을 사칭해 스캠코인을 제공 및 판매하는 1차 상담원 역할과 중견 기업 대표 등을 사칭해 스캠코인의 추가 매수를 유도하는 팀장 역할로 분담했고 범죄 수익 중 5~35%씩을 A씨와 함께 분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일당이 피해자들에게 무료로 주거나 싸게 판매한 코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일정 기간 거래가 제한돼 실제로는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일당은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나 20~30대 MZ 세대를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조직원으로 모집해 11개 팀을 운용했다.
또 매일 스캠 코인 판매 실적을 A씨 등 윗선에 주기적으로 보고했으며 경찰 추적에 혼선을 주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고 컴퓨터도 수시로 포맷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매일 판매 실적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했고 결속 강화 등을 이유로 주기적으로 회식을 열거나 우수한 조직원에게는 별도로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첩보를 입수하고 5개월 동안 수사해 A씨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의 범죄 수익 가운데 7억 5000만원 가량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으로 동결 조치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인은 증권회사와 관계가 없을 뿐더러 무작정 주식으로 손실을 봤다고 해서 손실을 보장해주는 것은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증권회사에서 손실을 보장해주는 경우는 시스템 오류나 접속 오류로 인해 매도·매수 등을 못했을 경우이며 직접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손실 보상을 해주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

